[PS4][VITA][NSW]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 리뷰

게임 소개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이하 루프란)은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시리즈로 유명한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던전 RPG이다.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는 달리, 잔혹동화처럼 음울하고 잔인하며 상상력에 따라 19금으로 느껴지는 대사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6년 11월 PS VITA 버전이 먼저 한글화되어 출시되었으며 PS4 버전은 2017년 9월 28일 발매됐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VITA 버전 출시 후 게임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동안 품귀 현상이 일어났으며, 가정용 게임기로도 즐기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서 PS4 버전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 9월 27일에는 닌텐도 스위치로도 이식되었으며, 같은 회사의 타이틀인 [마녀와 백기병]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 이 리뷰는 PS4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게임의 타겟 유저

1. 던전 탐험 RPG를 좋아하는 사람
2. 단순 반복을 사랑하고 덜 열린 지도를 보면 100% 채워야 하는 사람
3. 치밀하게 전개되는 시나리오를 즐기고 싶은 사람. 단,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요소에 거부감이 없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장, 단점 평가

 

보는 맛(그래픽)

요즘 출시되는 PS4 타이틀과 비교했을 때 [루프란]은 그래픽이 화려한 타이틀은 아니다. 던전 배경과 몬스터의 위치만 3D로 표시되고 나머지는 다 2D 일러스트이며, 시나리오 연출도 컷신 동영상 같은 것이 아니라 2D 캐릭터 일러스트 몇 장과 텍스트로만 보여준다. PS4와 VITA 버전의 차이점은 해상도와 패싯(전투에서 사용하는 용병 같은 존재)의 직업별 캐릭터 외형이 1종씩 추가되었다는 것 뿐이라서 이하의 리뷰 내용은 VITA 버전과 PS4 버전이 큰 차이가 없다고 봐도 좋다. 참고로 추가된 용병의 모습은 일본 공식 홈페이지(클릭 시 이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던전 안에서의 시점은 1인칭. 던전마다 배경 디자인, 색감이 확확 바뀌긴 하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다 >

일러스트에 대해서 얘기하면 타이틀 표지나 시작 화면 등에 나오는 귀여운 디자인의 2D 캐릭터만 보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일러스트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메인 캐릭터 몇 명과 패싯, 극소수의 몬스터 이외에는 귀여운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징그러운 몬스터가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벌레나 고기 덩어리 같은 신체의 디테일한 묘사가 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벌레 혐오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이 게임을 접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이 부분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이니 그냥 참고만 하자.

< 이 녀석이 등장한 후부터 징그러움의 강도가 점점 세진다 >

※ 사람에 따라 징그럽게 보일 수 있으므로 버튼으로 표시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이미지가 보입니다.

시나리오 연출은 캐릭터 일러스트 몇 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텍스트로 풀어나가며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아무래도 잔혹동화인 내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사람에 따라서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 좀더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상상의 여지는 남기고, 불편함은 최소화하는 영리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 시나리오의 모든 장면이 시각적으로 표현되었다면 19금은 가볍게 넘고,
콘솔용으로 출시되지 못 했을지도… >

 

듣는 맛(사운드)

시나리오나 던전의 분위기에 맞게 BGM도 어딘가 음울하고 기괴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느낌을 준다. 잔인한 서커스장에서 울려 퍼지면 어울릴 것 같다고나 할까. 플레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는 BGM에 반해, 전투 BGM은 초반부터 계속 같은 것이 유지되다 보니 분위기가 틀어지는 느낌도 살짝 들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 던전이 바뀔 때마다 BGM도 바뀐다. 단, 음울하고 기괴하면서
어딘가 묘하게 발랄한 분위기는 공통적으로 유지된다 >

사실 이 게임의 사운드의 태반은 성우들의 목소리가 차지하고 있다. 패싯의 직업, 성별에 따라서 다양한 대사 패턴이 존재하며, 어떤 직업의 패싯과 함께 전투에 돌입했느냐에 따라서 전투 내내 들리는 목소리가 달라진다. 전투 중 발생하는 온갖 상황마다 대사가 배치되어 있어서 귓가를 풍성하게 감싸주는 느낌. 캐릭터의 목소리가 겹칠 경우에는 먼저 재생되던 대사가 중단되어 그 부분이 오히려 튀기도 하고, 주로 사용하는 패싯이 있다 보니 비슷한 대사를 자주 듣게 되어 좀 지겨워질 때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설정에서 보이스 출력 빈도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 전투 음성 설정에서 대사가 출력되는 상황을 조절할 수 있다 >

 

하는 맛(게임성)

플레이어는 ‘요로역정’이라는 책이 되어서 던전을 탐색하게 되는데, 책이 하는 일은 별로 없고 요로역정과 함께 들어간 인형병 ‘패싯’들이 인간화되어 전투를 도맡는다. 던전 안에서 획득한 정보나 아이템을 가지고 돌아오면 이에 따라서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식이다.

< 플레이어는 이 녀석의 역할을 맡는다 >

던전은 1인칭 시점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탐색은 지도에 의지하게 된다. 그런데 던전에는 여기저기 구멍과 같은 함정이 있고, 잘못해서 그 구멍에 들어가면 낙하와 함께 일정 대미지를 입는다. 한 번 낙하하면 탐색하던 위치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도 있고, 만약 더 어려운 지역에 도착한 경우는 살아서 돌아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루프란]은 던전 안에서 저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함정이 던전 탐색에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낙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좌우 방향키로 방향만 전환하고, 전진은 ○ 버튼으로 하는 조작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분들을 강하게 키우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 조작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첫 던전부터 함정이 많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 바닥에 있는 구멍에 주의! 터치 패드를 누르면 화면에 표시되는 UI 요소를 변경할 수 있으므로
탐색 중에는 캐릭터 정보창을 안 보이게 하고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

던전 탐색 중 또 하나 재미있는 요소는 벽 파괴이다. 눈 앞이 벽으로 막혀 있다고 해서 갈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벽 중에는 부술 수 있는 벽이 있고, 부술 수 없는 벽이 있다. 벽을 부숨으로써 지도의 빈 공간이 새로운 길로 바뀌는데, 던전 구석구석을 탐색하게 만드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지도를 100% 채워야 만족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도전 요소가 될 것이다.

< 지도를 보면 파괴할 수 있는 벽과 그렇지 않은 벽을 알 수 있다.
진행이 막혔을 때는 지도를 잘 살펴서 뚫을 수 있는 벽을 찾는 등
던전을 탐색하는 재미가 있다 >

게임의 핵심 컨텐츠 중에 ‘결혼서’라는 아이템이 있는데, 종류에 따라서 1~3명의 전투 인원을 배치할 수 있다. 또 전투원과는 별개로 서포터를 배치할 수 있는 결혼서도 있어서 한 번에 던전으로 데리고 갈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5명이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이 이혼술이란 시스템인데, 일종의 강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혼술은 한 패싯의 영혼을 다른 패싯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서 능력치를 높임과 동시에 원래 패싯이 갖고 있던 스킬을 이전시킬 수 있다. 이렇게 옮기는 스킬은 직업과 무관하기 때문에 이혼술을 반복할수록 점점 직업과 밸런스를 뛰어넘는 존재로 성장하게 된다.

조금 복잡하게 들릴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대략적으로는 이해가 될 것이다. ‘아, 엄청난 노가다가 필요하겠구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맞다. 그래서인지 노말 엔딩까지는 굳이 이혼술을 하지 않아도 클리어할 수 있다. 하지만 트루 엔딩과 이후의 EX 던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이혼술이 필수. 어디까지 플레이할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남)은 결혼서에 종속되어 있다.
그러므로 좋은 스킬을 쓰려면 좋은 결혼서가 필요하다 >

< 이혼술은 게임 중후반에 열리며, 이를 활용한 레벨 노가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

[루프란]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시나리오이다. 여기저기 깔린 복선들과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전개 방식, 엔딩에서 밝혀지는 진실 등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메인 줄기를 장식하는 요소들이 지닌 잔인함과 선정성이 좀 과도하게 느껴졌다. 어차피 텍스트로만 표현되니까 오히려 더 자극적으로 썼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를 불편하게 받아들일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글 맛(로컬라이징)

[루프란]은 일본어 음성에 자막 한글화를 진행한 게임이다. 작년에 한글화되어 출시된 VITA 버전을 PS4에서는 다시 검수했는데, 이로 인해 대사 번역에서는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준다. 특히 일본어로 툭툭 치고 빠지는 짧은 대사가 많은 편인데, 이런 것들을 적절하게 의역했다. 조금 의역이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게임의 진행에 큰 무리는 없는 수준이다.

폰트의 경우 게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했지만, 대사창에 출력되는 폰트 문제의 경우 물결 표시(~)가 위로 올라 붙어서 조금 눈에 거슬린다. 폰트를 다른 것으로 바꾸기 어려웠다면 ~를 지우거나, 다른 것으로 일괄 변환만 했어도 해결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 대사를 볼 때마다 신경쓰이는 물결 표시 >

반면 아이템이나 지문은 문제가 있는데, 퀘스트 달성에 필요한 아이템을 알려주는 지문과 실제 아이템 이름이 다르게 표시되는 경우가 있다. 또 시스템 메시지, 지문 등에서 한글 조사가 어색한 문장으로 표현되는 등 마무리가 아쉽다.

항목별 점수

보는 맛 - 8.5/10

듣는 맛 - 8.5/10

하는 맛 - 9.0/10

한글 맛 - 8.5/10

총평

[루프란]은 게임 자체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임이다. 신작 게임이기 때문에 대중성을 잡으려고 노력한 부분들이 있지만, 과한 몬스터 디자인과 성적이거나 잔혹한 면에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허들이 있다. 이러한 [루프란] 고유의 색깔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 게임의 평가는 달라진다. 만약 취향에 맞는다면 잘 짜여진 전투, 성장 시스템과 던전 탐색, 그리고 높은 시나리오의 완성도 등 게임 플레이 만큼은 확실히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작성자 : Biareth

8.6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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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리뷰네요ㅎ 구매 고민중인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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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시작했는데 재밌네요. 공략이 나온 곳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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