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티기어, 그리고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디렉터 인터뷰

디렉터에게 직접 듣는 [길티기어] 시리즈와 격투 게임 e-sports 이야기

고 신해철님의 추모 인터뷰와 더불어 지금의 [길티기어]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여름 [길티기어 이그저드 레브 2](이하 레브 2) 출시 후 각종 격투 게임에서 [레브 2]가 자주 종목으로 등장하고 있고, 대회를 보는 재미도 전보다 커졌다고 생각했거든요. 그와 함께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네럴 디렉터가 바라보는 현재의 격투 게임 e-sports 시장에 대한 시각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길티기어] 시리즈의 원화, 사운드, 게임 디렉팅 등 여러 분야를 모두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디렉터 >

※ 이하의 내용에서 KONSOLER를 K,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디렉터를 I로 표현했습니다.

 [레브 2]가 출시된 후 세계 격투 게임 대회(EVO 2017, Taiwan Fighter Major, 투신제 등)에서 자주 대전 종목으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이전 시리즈보다 유저분들의 참여율도 좋은 편인데, [레브 2]를 개발하면서 대회를 의식한 부분이 있나요?

I : [길티기어 이그저드~사인~](이하 사인) 이전까지의 [길티기어] 시리즈는 어디까지나 대전 툴로써 정밀하게 움직이는 것을 이상으로 삼아왔습니다. 대회 종목으로 채용되었던 점은 그 지표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인] 이후는 정밀함이나 치밀함 등의 어려운 요소보다 더 많은 즐겨줬으면 하는, 더욱 넓은 영역의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향성을 바꿨습니다. [레브 2]가 대회에서 자주 채택되는 이유는 그러한 제작 방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아케이드 버전 [레브 2]의 경우 핸드폰 앱을 통한 리플레이 감상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프로를 목표로하는 선수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기능이죠. / 사진 출처 : 투신제 트위치 채널 >

 [레브 2]의 경우 한국 유저분들도 미국의 EVO(에볼루션이라는 전 세계 규모의 격투 게임 대회)나 일본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한국의 [길티기어] 유저분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I : [길티기어] 시리즈는 다른 곳보다 일본의 오락실에서 빠른 타이밍에 공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본 선수들에게 어드밴티지가 있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리즈가 1년 이상 이어지면, 일본과 해외 선수들과의 실력 차는 없다고 느낍니다. EVO나 지스타를 보면서 느낀 것입니다만, 한국 선수들은 항상 멋진 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아크 레볼루션 컵에서 한국 선수가 소속된 ‘천하삼분의 계’팀이 우승해서 한국의 [길티기어] 팬분들도 많이 기뻐해주었습니다. 국내 선수들에게도 힘이 되는 답변이겠네요. 요즈음 [스트리트 파이터 5]나 [철권 7] 등 대전 격투 게임이 e-sports로 점차 성장하고 있는데요. 이시와타리님은 격투 게임 e-sports 시장을 어떻게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I : 시도나 그 의도에 대해서는 굉장히 공감합니다. 마치 체스나 장기처럼, 저는 비디오 게임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대단한 승부를 보여줄 수 있는 테이블 스포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온 정신을 쏟는 선수에 대해 충분한 평가와 스테이터스가 부여되는 사회가 실현된다면, 분명 격투 게임 시장도 좀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 게임 개발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하나가 과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게임 방송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방송 컨텐츠로서의 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시범 종목으로도 추가되었고요 >

 [길티기어] 시리즈는 [사인]에서 3D로 바뀌었는데요. 3D로 2D 격투 게임의 느낌을 표현하는데 있어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봅니다. 그러고보면 [길티기어] 시리즈는 2D 대전 격투 시절부터 항상 그래픽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표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I : 우선 [길티기어]의 그래픽에 대해 높게 평가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길티기어]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에는 이 시리즈가 애니메이션과 같은 표현을 유지하려면 2D 표현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도트의 표현으로는 저희 회사의 [블레이블루]가 정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똑같은 방법으로는 임팩트를 줄 수 없다고 깊이 고민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드래곤볼 파이터즈]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 중 ‘모토무라’라는 직원이 개인적으로 개발한 툰쉐이더를 처음 본 순간, ‘이것이 차세대로 이어질 그래픽’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즉, 그를 포함한 프로그래머, 애니메이션과 같은 표현을 제작해 준 우수한 스태프들이 보여준 노력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실제 게임 화면 외에도 애니메이션처럼 재생되는 스토리 모드의 그래픽이나 연출에 감탄하게 됩니다 >

 퀄리티가 많이 높아진 만큼, 캐릭터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높아진 것이 느껴집니다. 제작 기간과 관련해서 궁금한 것이 있는데 [사인]의 엔진으로 하나의 캐릭터를 컨셉 구상부터 게임에 적용 완료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I : 캐릭터의 디자인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제작 기간에는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반년 전후입니다.

 확실히 하나의 캐릭터를 추가하는데 많은 공이 들어가는군요. 혹시 이런 질문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전에 일본에서 추가 캐릭터 희망 투표가 진행되었을 때 1위를 한 디지는 업데이트 되었고, 2위를 한 브리짓의 [레브 2] 참가에 대한 팬들의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한국에서도 [샤프리로드]에서 브리짓의 성능, 성우 연기 등이 좋아 브리짓의 팬이 많은 편인데, 앞으로 업데이트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I : 브리짓뿐만 아니라, 과거의 캐릭터들은 가능하면 전부 부활시키고 싶습니다. 하지만 개발로 추가할 수 있는 캐릭터에는 한계가 있고, 그 추가 캐릭터가 게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팀 전체가 깊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금 단계에서 브리짓은 참전하지 못했습니다만,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게임이 잘 팔린다면 언제라도 부활시키고 싶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웃음).

 [레브 2] 이후가 더 기대되는 답변이네요. 그리고 [레브 2]에서 추가된 신 캐릭터 바이켄에 대해 궁금한 부분도 있는데요. [사인] 이전 시리즈의 바이켄은 가드 중 캔슬해서 스킬을 쓰는 캐릭터였는데, [레브 2]에서는 자세를 잡은 다음 공격을 받아내고 기술을 거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자세의 후딜레이가 공격 당할 수 있는 리스크를 만든다는 점에서 전보다 쓰기 어려워진 느낌인데, 바꾸신 의도를 알려줄 수 있나요?

I : 과거의 바이켄은 가드로만 플레이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에 대전하는 상대가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의 절대적인 시간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죠. 말하자면 바이켄만이 ‘가드’라고 하는 안정된 환경에서 어드밴티지를 가진 것뿐입니다. 대전 게임으로서는 서로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으므로, 이번과 같은 내용을 반영하게 되어 나온 결과입니다.

< 주력이었던 가드 캔슬을 쓰는 방법이 바뀐 대신, 안정적인 상황이 많이 줄어든 바이켄 >

 확실히 전보다 바이켄을 쓰기 어렵기는 합니다만, 말씀하신 제작 의도에 대해서는 공감이 갑니다. 한편, [사인]을 제작할 때 신 캐릭터 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들의 음악도 전부 새로운 테마곡으로 바뀌었잖아요. 그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I : 어려웠습니다(웃음). [사인]은 이전 작품에서부터 5년 이상 공백기를 가진 후 만든 시리즈입니다. 그 사이에 저는 [블레이블루] 곡도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길티기어]의 새로운 곡의 방향성을 정하는데 상당히 힘들었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좀 더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도전해봤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음악 관련해서 하나 더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사인] 이전 시리즈의 음악 중 Still in the Dark의 경우 마치 밀리아와 자토가 기타 리프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시와타리 디렉터에게도 애착이 많은 곡이고, 해외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은데 혹시 이 곡의 작곡 의도에 대해 좀 더 풀어서 얘기해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나요?

I : 캐릭터의 테마곡을 만들 때에는 그 캐릭터의 심리나 환경을 중시해서 머릿 속에 드라마를 상상해봅니다. 상황에 따라 드라마가 구체적으로 되거나, 인트로나 하이라이트에 맞춰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것이 뚜렷해질 때도 있습니다. Still in the Dark의 경우에는 자토와 밀리아와의 ‘이별의 결의’ = ‘전투’를 표현했습니다만, 동시에 서로가 버릴 수 없는 정을 남기며 그래도 그 둘이 향하는 길은 갈라진다는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 자토와 밀리아의 복잡한 관계로 인해 여러 감정들이 흐르는 [길티기어]의 인기곡, Still in the Dark >


그렇군요. 음악을 들으면서 받았던 느낌이 좀 더 명확해지는 느낌이네요. 어려운 질문이었는데 자세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티기어] 시리즈를 오랜 기간 개발하고 있으신데, 대전 격투 외에도 다른 장르를 만드신다면 어떤 장르를 만들고 싶으신가요?

I : 새로운 것이라면 뭐든지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고전적인 슈팅 게임이나 횡스크롤 액션 게임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만들고 싶기도 하고, 또 본 적 없는 게임의 아이디어도, [길티기어]와는 다른 격투 게임에 대한 구상도 잔뜩 있습니다. 장르 하나로 단언하는 건 좀 어렵겠네요. 하지만, 전연령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에는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저 역시 [길티기어]와 이시와타리 디렉터의 팬으로서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I : 한국에 계신 여러분들, [길티기어] 시리즈를 즐겨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 많은 팬분이나 선수들이 저를 환영해주셨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건 제게 있어 정말로 귀중한 순간이었고, ‘게임’이라는 것이 바다를 건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있다고 강하게 느꼈습니다. 저희 개발자들은, 저희 게임을 통해 여러분들이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을 사귀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좋은 게임이 세상을 이어주는 힘이 됩니다. 그것이 이뤄지길 바라며 앞으로 저희는 더욱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생각입니다. 앞으로 그런 날이 다가온다면 또 다시 여러분들의 웃는 얼굴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번외 질문을 하나 드려도 될까요? 올해 7월에 일본 아크시스템웍스의 직원분들과 함께 라이엇 게임즈를 방문하셨었는데, 앞으로 뭔가 새로운 전개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I : 어디까지나 사내 견학이었습니다(웃음). 물론, 이를 기회로 뭔가 새로운 전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인터뷰를 마치며

답변하기 난해한 질문들도 있었지만, 이시와타리 디렉터의 진지하면서도 솔직한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레브 2]의 제작 방향이나 캐릭터 추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아크 시스템 웍스 아시아지점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길티기어]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분들에게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인터뷰가 되었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작성자 및 인터뷰 : Qrdco

취재 협력 : 아크 시스템 웍스 아시아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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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v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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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vart

질문이 난해하기는요…좋은 질문에 좋은 답변!!
이런 인터뷰 기사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추천 버튼은 어디있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

Rav
콘솔러
추천 댓글러
Rav

수준 높은 질의응답이었네요. 개인적으로 브리짓 REV에서 정말 보고 싶은데 인터뷰만 봐서는 가망성이 희박해보이는군요 ㅜㅜ 드래곤볼 파이터즈로 돈 많이 벌어야 할텐데

문크리스탈파워
콘솔러
문크리스탈파워

스토리만 봐도 잼있어용 ㅎㅎ

야마자키23
콘솔러
야마자키23

인터뷰 잘봤어요
브리짓 보고싶다

dbswhdrbs
콘솔러
추천 댓글러
dbswhdrbs

오… 좋은 인터뷰네요.. 대~박..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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