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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5 의 이례적인 발표 방식은 어째서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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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0-14 23:25:47

*PS5 개발킷으로 알려진 이미지*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SIE) 는 차세대 게임기의 정식 명칭을 "플레이 스테이션 5 (PS5)" 로 결정, 2020년 연말 성수기에 발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지만 PS5 의 그동안 발표의 흐름은 상당히 이례적이였다라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

 

[첫 보도에 대한 SIE 로부터의 공식 발표가 없었다]


실제로 10월 8일 오후 9시경 SIE 로부터 PS5 에 대한 소식이 나온 것이 첫번째 PS5 의 공식 발표였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반년 전인 4월 16일 SIE 의 핵심 인물이 차세대 게임기 (PS5) 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던 기사가 PS5 의 첫번째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사가 세상에 공개된 후 많은 미디어가 그것을 인용하여 보도를 이어나갔기 때문에, 마치 SIE 가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실제로 이 기사는 미국 미디어 "WIRED" 의 취재에 대답한 형태로, 정작 당사자인 SIE 에서는 이와 관련된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SIE 에 사실여부를 확인했는데 확실히 4월 16일 기사에 대해서 자신들은 공식 발표를 한 것이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허둥지둥 다른 매체들은 재빠르게 WIRED 의 단독 기사를 인용하긴 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왜냐면 SIE 가 공식 발표나 보도문을 내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들이 배제된 채 독점 기사를 특정 매체에 빼앗긴 것에 대해서 무척이나 아쉬워했을 것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서 SIE측은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만, 공식 보도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SIE 는 PS5 의 정식 명칭과 출시 시기를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공식 보도문을 내고 많은 언론이 기사화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WIRED 는 다시 PS5 에 대한 독점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보통, 신형 게임기처럼 광범위하게 소식을 알리고 싶은 경우엔, 많은 미디어를 부르기 위한 발표회 등을 적절한 장소에서 여는게 일반적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자사에서 정식 발표, 보도문을 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번 PS5 의 발표 방법은 분명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신형 게임기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단계임에도 공식 발표가 존재하지 않고, 당사자가 특정 미디어의 취재에 답변, 그렇게 만들어진 독점 기사가 신형 게임기를 발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라는 것은, 최소한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난 프로모션 전략]


주제를 바꿔서, 금년 SIE 의 움직임을 보면, 꽤 기묘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SIE 는 올해 미국 게임 박람회 "E3" 를 처음으로 불참했습니다. 또 9월 도쿄 게임쇼에선 통상적으로 개최 전 열렸던 발표회 역시 전무했습니다. 너희들과 PS5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라는 듯한 2연발이였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게임기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었을 때 SIE 는 "차세대기 명칭은 PS5 라고 써도 좋다" 면서도 정작 자세한 부분에 대해선 함구했고 WIRED 를 비롯 많은 언론이 "PS5" 에 대한 추측 기사를 쓰는 것을 전혀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PS5 의 정식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라고 SIE 가 이야기한들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 결국, 이런 과정을 포함, 모든 상황이 상정된 프로모션의 일환이였다고 판단하는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향후 PS5 에 대한 기사가 화제의 중심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게임 미디어는 알아서 차례차례 기사화해 줄 것이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도 연일 화제가 이어질 겁니다. 즉, SIE 는 큰 돈을 써가며 호텔을 빌려 거창한 발표회를 하지 않아도,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프로모션 전략을 착실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부처님 손바닥에서 춤을 추는 손오공...이라는 표현이 딱 맞죠.


[이러한 접근법은 일본 미디어를 향한 "질문"]


이러한 접근 방식에 대해서 게임팬들은 열광하는 한편, 일련의 독점 기사를 빼앗긴 다른 미디어 입장에선 결코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SIE 는 자신들의 목적을 제대로 완수해줄 미디어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택되지 못한 미디어 (특히 게임계) 는 상당한 불만을 제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SIE 의 프로모션 전략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만, 그 중에서 특히 강하게 생각되는 세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첫번째는 발표회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한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통상의 대기업이라면 회견을 열어 상품을 어필하기 위해, 연예인을 기용하는 등 상응하는 비용을 투자하여 기사를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단순히 신형 게임기에 대한 정보라면, 굳이 큰 비용이 드는 발표회에 의지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확인된 정보를 내는 것만으로 도 상당한 주목을 끌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PS5 의 주전장은, PS4 와 마찬가지로 북미가 주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영어로 이루어진 내용의 발신이 중시되는 것입니다. PS2 는 일본에서만 2000만대 이상 팔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휴대 게임기와 무료 스마트폰 게임의 영향 등으로 인해 PS4 의 판매량은 현재 반토막난 수준입니다. 사실 PS4 자체도 출시일을 살펴보면 일본 발매가 뒷전으로 밀려났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이번 세대부터 일본 게임 시장의 우선 순위는 낮아진 상태였기에 그것에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세번째는, 일본 내부의 이야기입니다만,  현재 여러 게임 회사의 관계자는, 게임계 미디어의 보도 방법에 적지 않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미디어는, 메이커의 공식 발표문의 대부분을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수준의 기사만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회사의 관계자도 겉으로는 이해한다면서도, 속내는 결코 그렇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최근의 인터넷 뉴스는 무한 속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경쟁의 끝은 오직 공식 보도문만을 그대로 복사해서 내보내는 것입니다. 미디어로서 자신들의 의견이나 분석 등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무미건조한 기사를 내보내는 겁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했을 때 PS5 에 대한 기사의 관심도를 올리기 위해선 기존과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움직인 걸로 보입니다. 특정 미디어에 취재를 제안하는 것 자체는 드문 이야기가 아니고, 옛날부터 있긴 했습니다. 최대한 조목조목 깊이있는 취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신뢰할 수 있는 매체 혹은 기자를 선택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지 공식 보도문을 내지 않는 결단은, 상당히 대담하고 이례적인 것이긴 합니다.


따지고보면 SIE 입장에선, 미디어를 적으로 돌리지 않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각 미디어를 차별없이 공평하게 취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SIE 는 그런 편리한 방법 대신 최근 PS5 발표처럼 기존의 프로모션과는 다른 방식,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SIE 가 현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적절하게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관행에 사로잡히지 않고,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는 건,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당연시되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북미 언론에서 PS5 의 독점 인터뷰 기사가 2회 연속으로 발표된 것은 일본 언론의 허약함을 그대로 노출시킨 걸로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SIE 가 일본 미디어를 향해 "질문" 을 던지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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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0-14 23:22:40

PS5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퍼지도록 유도하는 듯 하네요.

퍼트리기 젤 좋은 게 미국 미디어라고는 하지만...일본 미디어들은 좀 벙찌겠군요. 

2019-10-14 23:22:45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2019-10-15 12:04:48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흐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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