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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 5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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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0:00:00

게임 소개

[데빌 메이 크라이 5](이하 DMC 5)는 캡콤에서 제작한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으로 2001년 처음 발매된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5번째 넘버링 타이틀이다.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들과 4편의 주인공이었던 네로와 단테가 이어서 등장하며, 새 캐릭터 V까지 포함해 총 3명의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게임 발매 전, 개발진은 지금까지 넘버링 시리즈의 중요한 소재였던 '스파다 스토리'의 완결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참고로 [DMC 5]는 [바이오하자드 7]과 [바이오하자드 RE:2]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RE 엔진을 활용해 개발된 작품이다.

※ 본 리뷰는 PS4 버전을 기준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게임의 타겟 유저

1. 속도감 있는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2. 퍼즐이나 어드벤쳐보다는 전투를 더 많이, 깊게 즐기고 싶은 사람

3. 점점 높은 난이도를 클리어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

 

장, 단점 평가

 

보는 맛(그래픽)

[DMC 5]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통해 호평받았던 'RE 엔진(*)'을 활용, 뛰어난 그래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오픈 월드와 같이 다양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직선으로 진행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배경보다 캐릭터와 몬스터를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캐릭터와 적들, 더욱 발전된 모션 캡처를 통해 만들어진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타격감을 살리는 화려한 이펙트가 어우러져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준다.

* RE 엔진 : 처음에는 호러 게임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캡콤의 자체 엔진. [바이오하자드 7]의 성공 이후 [바이오하자드 RE:2]와 [DMC 5]를 동시에 개발하며 액션 게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량되었다.

< 이제는 '믿고 보는 RE 엔진'이라고 해도 될 수준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들인데, 실존 모델과 게임 속 캐릭터의 외형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기존 시리즈의 9등신 미형 캐릭터를 좋아했던 분들은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DMC 5]의 컨셉과 분위기에 맞춰 다듬어진 이번 작품에서의 모습도 충분히 멋지기에 만족할 수 있었다. 또 캐릭터의 시선 처리, 말할 때의 표정이 자연스러워서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더욱 증폭시킨다. 단, 입모양은 영어 음성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 일본어 음성으로 플레이할 경우 딱 떨어지는 느낌이 덜한 것은 아쉽다.

< 이전 시리즈들의 외형과 다른 느낌이라 조금 걱정했지만
실제 게임 화면에서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DMC 5]의 캐릭터들 >

 

외형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DMC 5]의 전투 연출이다. 속도감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그리고 화려한 이펙트가 합쳐진 전투는 깊은 몰입감을 전달한다. 특히 무기의 이펙트가 모든 공격에서 다 화려하게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에 포인트를 줘서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다. 일반 공격은 빠른 속도로 베어지는 느낌을 내기 위해 절제한 반면, 특정 조건이 갖춰지거나 강력한 기술을 쓸 때는 아주 화려한 이펙트를 보여준다. 또한 발전된 모션 캡처 기능을 통해 모든 동작이 부드럽게 연결되며,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슬로우 모션이 합쳐진 컷 씬들은 [DMC 5]가 어떤 게임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 시리즈 특유의 속도감 있는 연출과 슬로우 모션 >

< 캐릭터들의 허세와 유쾌함은 [DMC 5]에서도 화끈하게 폭발한다 > 

 

특히 철과 철이 부딪혀 발생하는 스파크처럼, 공격이 명중했을 때 피격 이펙트가 굉장히 화려하다. 무기 또는 스킬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이펙트들은 멋진 공격 연출과 함께 타격감을 제대로 살려주는데 한 몫하며 전투의 보는 맛을 극대화한다. 또한 적들의 기괴한 모습, 움직임 등도 놀라운데, 약20종 정도의 많은 개체가 등장한다. 그 와중에 퀄리티도 놓치지 않았기에 다양한 적들을 만나며 싸우는 재미가 있다.

 

<단테의 카발리에로 적을 공격하면
마치 용접하는 듯한 피격 이펙트가 마구 쏟아진다 >
 

< 각기 다른 개성과 외형으로 싸울 맛이 나는 몬스터들 >

< 몬스터 설정에서 부서진다고 설명한 부위가
실제로 전투 중에
 파괴되기도 한다 >

 

한편 시점(카메라)이 달라졌는데, 기존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들보다는 리부트했던 [DmC : 데빌 메이 크라이]와 비슷해졌다. 캐릭터와 카메라 사이가 좀 더 가까워졌고, 과거 고정 카메라 시점을 갖고 있었을 때와 달리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편하게 주위를 돌아볼 수 있다. 덕분에 전투 중 보다 생동감있는 액션들을 볼 수 있게 됐지만,난전 상황에서는 조금 이슈가 있다. 락 온(적 방향으로 시점 회전) 조작에 따라 카메라가 급격하게 회전할 수 있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실감나는 액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단점을 상쇄한다고 생각한다.

 

< 캐릭터와 카메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DMC 5]가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강점을 더 끌어올렸다고 본다 >

 

다만 더 화려해진 액션에 비해 배경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그래픽의 퀄리티 자체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전작들처럼 시각적으로 배경이 확확 바뀐다거나, 다양한 장소가 등장한다는 느낌은 덜하다.동시간대에 있었던 3명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같은 배경이 더 자주 등장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캐릭터 묘사나 이펙트, 컷 씬 연출 등에 비해 배경이 아쉬운 편 >

< 광원 효과나 빛 연출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미션은 적다 >

 

마지막으로 게임의 프레임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기종과 상관없이 60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 RE 엔진을 썼던 [바이오하자드 7], [바이오하자드 RE:2]와 마찬가지로 최적화가 굉장히 잘 된 편. 다만, 일반 PS4나 XBOX ONE 초기 모델에서는 간혹 쿨러의 소음이 심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미션 시작 전, 메인 화면으로 돌아올 때 2차례 로딩이 있는데, 그닥 길지 않아서 처음 플레이할 때는 괜찮지만 같은 미션을 반복 플레이할 때는 조금 거슬릴 수 있다.

 

듣는 맛(사운드)

[DMC 5]는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는 전투 배경 음악과 효과음에 집중해 전투를 더욱 흥겹게 만든다. 각 캐릭터 마다 고유 배경 음악을 마련하고, 시리즈 특유의 호쾌한 락 풍의 음악들을 능숙하게 쓰고 있다. 게다가 사운드 설정에서 전투 음악을 바꾸거나, 과거 작품에서 쓰였던 음악들을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매니아라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 과거 시리즈의 전투 음악을 수록하고, 직접 설정할 수 있는 등
팬분들이 좋아할만한 서비스 요소가 담겨있다 >

 

훌륭한 배경 음악 외에도 전투에서 쓰이는 효과음들이 귀를 자극한다. 무기와 스킬마다 다른 효과음을 들려줘서 콤보를 화려하게 넣으면 넣을수록 신이 난다. 묵직한 타격음을 보여주는 단테 '카발리에', 이소룡의 쌍절곤 액션처럼 '아쵸', '와다' 등의 소리를 내는 '킹 케르베로스' 등 각 무기의 특징과 개성을 잘 살리고 있다.

 

또 4편에서는 총기류 무기의 효과음이 근거리에 비해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근거리와 원거리 양쪽에서 모두 시원시원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 시원시원한 효과음 덕분에 전작보다
타격감이 좋아진 총기류 무기들 >

 

각 캐릭터를 맡은 성우들의 연기 역시 뛰어난데, 그동안의 시리즈에서 쭉 이어져 온 캐릭터 성을 잘 살리고 있다. 특히 2편을 제외한 다른 넘버링 시리즈 캐릭터들이 대부분 출연해 더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선호도에 따라 영어 음성과 일본어 음성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다만, 앞서 보는 맛에서 이야기한 입모양을 영어 음성에 맞춘 것과 영어 기준으로 번역한 자막, 그리고 1편부터 3편까지는 영어 음성만 수록됐었기 때문에 영어 음성에 좀 더 특화된 면이 있다. 참고로 일본어 음성도 [데빌 메이 크라이] 애니메이션과 4편에서 활약한 유명 성우진들을 기용했으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 오랜만의 넘버링 타이틀이라 캐릭터들의
목소리가 더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

 

하는 맛(게임성)

[DMC 5]의 게임 플레이는 그동안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집대성이자 스타일리시 액션의 정점에 섰다. 기존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뿐만 아니라 리부트했던 [DmC : 데빌 메이 크라이]를 포함해 시리즈를 집대성했고, 액션을 위해서 걸림돌이 되는 것들은 모두 과감하게 날려버렸다.

 

< 전투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과감히 날리고,
더욱 집요하게 액션을 파고 든 것이 [DMC 5]다 
>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미션 진행 방식인데, 그간 시리즈에서 일부 작품에 등장했던 퍼즐을 최대한 배제하고, 목표를 향해 싸우며 나아가는 구조로 바꾸었다. 복잡한 길을 찾기 위해 헤매거나 퍼즐을 푸는데 드는 시간 등이 거의 없는 셈. 비중으로 따지면 전투와 이동이 비율이 9:1 정도다.덕분에 진행 중 막히는 일 없이, 끊임없이 싸우며 스타일리시 액션에 빠져들 수 있었다. 과거 시리즈에서 퍼즐이나 어드벤처 요소들을 좋아했던 유저분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보다 액션성이 강해지기를 원했던던 작성자에게는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였다. 특히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다시 시작하는 낙사를 비롯, 기존 시리즈에서 번거로웠던 구간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잘 싸우기만 하면
대부분의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다 >

 

전투 시스템과 캐릭터의 개성에서도 변화를 추구했는데, 기존 시리즈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DMC 5] 고유의 맛도 살리고 있다. 우선 4편에서 처음 등장한 '네로'의 경우 여러 스타일과 무기들을 갖고 있는 단테에 비해 액션이 단조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왼팔에 의수를 갈아끼우는 '데빌 브레이커'가 추가되어 캐릭터를 쓰는 손맛이 확 달라졌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여러 종류가 추가되고, 각 의수들의 기능과 활용법이 달라져 연구하고 파고드는 재미도 뛰어나다.

 

< 펀치 라인이라는 의수는 '마징가 Z'처럼 로켓 펀치를 날릴 수도 있고,
돌아오는 펀치에 올라탄 채 에어 보드를 타듯이 공격할 수도 있다 >

< 드릴로 모든 것을 뚫어버리는 헬터 스켈터 >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데빌 브레이커를 교체하고 싶을 때 반드시 현재 착용 중인 것을 파괴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는 개발진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의수를 부숴가며 갈아끼우는 컨셉'을 살리기 위해 네로의 액션성이 희생된 듯한 느낌이다. 머리로는 교체 방식이 이해되지만, 마음으로는 불편하다는 생각이 계속 남는다고 할까. 갖고 있는 의수들 중 원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교체할 수 없다는 점이 네로의 손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면 콤보 연결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던 네로의 데빌 브레이커 >

< 반면 공격 후 적정 타이밍에 버튼을 입력해 검 액션을 강화하는
익시드 시스템은 [DMC 5]에서도 짜릿한 손 맛을 자랑한다 >

 

네로가 기존의 캐릭터에 새로운 액션을 더했다면, 단테는 신구의 조화가 돋보인다. 먼저 새로 추가된 무기의 경우 단순히 액션만 새로운 것이 아니라 각 무기 고유의 시스템들이 있어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와 무기 사이를 오가며 싸우는 '카발리에'는 상당히 묵직한 무기지만, 공격이 끝나는 타이밍을 잘 맞춰 다음 공격을 연결하면 보다 빠르게 콤보를 연결할 수 있다. 또 '발록'은 한 가지 무기에 두 가지 패턴(펀치 위주의 복싱 스타일과 킥 위주의 카포에라 스타일)을 담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싸울 수 있다.

 

< 새로운 무기들과 함께 완숙미가 더해진 단테의 액션 >

 

전투 중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4가지 액션 스타일, 근접 / 원거리 따로따로 4개씩 마련된 무기들, 거기에 마인화(데빌 트리거)까지 합쳐진 단테는 [DMC 5]에서 가장 완전한 캐릭터처럼 느껴졌다. 전투 중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조작 난이도가 가장 높지만, 그만큼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넓고 자신만의 콤보를 만드는 즐거움이 있다. 1~3편이 단테의 성장기, 4편에서는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던 단테는 이번 [DMC 5]에서 가장 완숙미가 넘치며, 자신이 해야 할 몫을 다했다고 본다.

 

< [DMC 5]의 단테는 선배 '데빌 헌터'로써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

 

마지막으로 V는 처음 공개됐을 당시 악마들을 소환해 컨트롤하는 캐릭터로 공개되어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받았으나, 직접공격 버튼을 눌러야 소환수가 공격을 하는 방식이라 실제 액션의 감각은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답게 느껴진다. 다만, 캐릭터 운용은 기존 캐릭터와 큰 차별점을 갖고 있는데, 소환된 악마의 체력이 따로 있고 공격 시 제자리에서 공격하기 때문에 소환수들의 배치와 운용이 중요하다. 다른 주인공들이 자신만 신경쓰면 되는 반면, V는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신경써야 하는 셈이다.

 

< 그리폰, 쉐도우, 나이트 메어를 소환하며 싸우는 캐릭터, V >

 

덕분에 소환수의 공격과 스킬 조작, V 자신의 이동과 마무리 공격 등 액션 게임에 어울리는 소환형 캐릭터로 잘 만들어져 있다. 다만, 나머지 두 명의 주인공과 적을 상대하는 방법이 달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캐릭터다. 작성자의 경우에는 '능동적인 소환 캐릭터'가 흔치 않기도 하고, 여러 악마들이 등장하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와도 컨셉이 잘 맞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 주 공격은 소환수가 하지만, 마무리는 V가 한다는 컨셉 때문에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싸우는 소환 캐릭터가 됐다 >

 

단, V는 플레이 중 단점이 하나 있는데, 소환수의 위치를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려워 플레이가 번거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V가 회피할 때 소환된 악마들의 힘을 빌리는데, 소환수들도 함께 V 근처로 이동해 기껏 잡아 둔 위치가 쉽게 바뀌어 버린다. 덕분에 소환수들이 엉뚱한 곳을 공격하기가 쉽상이라 공격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회피가 중요한 어려운 난이도에서는 이런 상황이 자주 나올 수 밖에 없어 더 답답했다.

 

< 기껏 자리를 잘 잡아 둔 소환수가 회피할 때마다 따라와
V의 공격 흐름이 끊어질 때가 많았다 >

 

그 외에도시리즈 전통인 락 온(R1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타깃 고정)과 관련된 조작도 답답한 부분이 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시점 변경이 자유로워서 락 온 중 주위를 돌아보며 자유롭게 대상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인데, L3 버튼(아날로그 스틱 버튼)을 꾹꾹 눌러가며 바꿔야 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시리즈 전통 조작 중에 하나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유저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함께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참고로 조작 키 설정에서 버튼을 바꿀 수 있는데, 이 때도 락 온 변경은 버튼으로만 할 수 있어서 크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다만, 각기 다른 액션을 펼치는 3명의 주인공 조작 키를 따로따로 설정해 쓸 수 있는 것은 정말 편리했다.

 

< 시리즈 전통이기는 하지만, 다른 불편했던 것들이 많이 개선되어
락 온과 관련된 편의성도 좀 더 높아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

< 반면 네로, 단테, V의 조작 키를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게

만든 것은 편리하게 느껴졌다 >

 

다음으로 난이도와 볼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플레이 성향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 있다. 먼저 액션을 깊게 파고드는 유저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만한 볼륨이다. 잡다한 것 없이 오로지 액션만 꾹꾹 눌러 담은 미션 구성, 2회차에서 새롭게 스킬이 추가되는 등 파고들 여지가 많다. 또한 점점 더 어려운 난이도로 갈수록 배치된 적이 바뀌거나 몬스터 패턴이 추가되는데,대표적인 예로 단테 머스트 다이(베리 하드) 난이도부터 적들의 체력이 적을 때 보라색 빛이 나며 대폭 강화된다. 덕분에 몬스터들의 특징이 더 부각된 격렬한 싸움을 경험할 수 있다.

 

< 바닥에 있는 피를 마시면 더욱 강해지는 퀸 엠푸사.
다회차를 통해 강화된 적들의 패턴을 보는 재미가 있다 >

 

반면, 이번 작품으로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에 처음 입문했거나, 다회차 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분들에게는 생각보다 짧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액션만을 고려한 일직선 구조로 제작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입문용로 설정한 '휴먼 난이도'의 적 체력이 대부분 낮게 설정되어 있어 더 빠르게 끝나는 느낌. 게다가 오토 어시스트(공격 버튼을 누르면 일부 기술들을 자동으로 써주는 모드), 죽어도 오브를 소모해 쉽게 부활할 수 있는 등 편의 기능들을 많아져서 더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액션이 서툰 사람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은 알겠으나, 조금 더 액션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밸런싱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 리뷰를 본 후 플레이한다면 조금 어려워도 '데빌 헌터' 난이도로 즐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 난이도 설명에 쓰인 '베테랑'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를 사는데,

사실상 휴먼이 쉬움, 데빌 헌터가 보통 난이도에 가깝다 >

 

마지막으로 이번 [DMC 5]에는 멀티 플레이 기능이 추가됐는데, 잘 만든 시스템이지만 일부 미션에서만 효과적으로 쓰인다는 점이 아쉽다. 게임을 하다 보면 멀리서 활약하고 있는 다른 캐릭터가 배경에 보이는 식인데, 예를 들어 미션 3의 네로와 미션 4의 V가 서로 공간을 나눠서 싸우는 걸 보여주는 식이다.

 

< 멀리 있는 V가 매칭된 다른 유저의 플레이다.

미션 3가 그나마 다른 미션보다 잘 보이는 편 >

 

그런데 매칭은 잘되지만, 배경에서 다른 유저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기껏 만들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미션이 적기 때문인데, 개발진은 다른 유저에게 나의 플레이가 보일 수 있으니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넣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대부분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고 매칭 기록만 나오다 보니, 미션이 끝난 후 “어? 다른 유저가 있었어?”라고 할 정도로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 다만,미션 7과 13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협력해서 싸우는데, 이 때는 다른 사람의 전투를 보는 즐거움,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합쳐져 굉장히 즐거웠다. 참고로 4월 업데이트 예정인 블러디 펠리스에서도 협력 플레이를 지원한다면 좋을 것 같지만, 아직 이와 관련해서 공식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 도발 키를 눌러 인사를 하거나, 같이 어이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 등

함께 플레이하는 협력 미션은 굉장히 즐거웠다 >

 

정리하면 시리즈를 집대성한 액션, 그리고 개성있는 캐릭터와 무기들로 4편 이후로 끊겼던 명맥을 잇는데 성공했다. 그동안의 시리즈에서 불편하게 느껴졌던 부분들을 과감히 개선하고, 멀티 협력 플레이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칭찬할만한 부분. 새로운 엔진과 캐릭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아직 좀 더 다듬었으면 하는 것들도 있지만, 장점이 훨씬 더 많은 게임이기 때문에 시리즈 팬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또 이번 작품을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분들도 게임에 수록된 그동안의 스토리 정리 영상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를 이해하고, 다회차 플레이를 즐겨 본다면 굉장히 만족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스토리와 관련된 부분은 시리즈 전체와 연관된 내용이 많아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다.

 

※ 가려진 내용을 펼치기 버튼을 누르면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전반에 대한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므로,
추후 전작들을 즐길 계획이 있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가려진 내용 펼치기

한글 맛(로컬라이징)

[DMC 5]의 한글화는 뛰어난 게임성에 비해 안타까운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 못 할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 전반에 걸쳐 잘못된 번역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 열거 하는게 힘들 정도인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해방의 의미로 쓰인 ‘Free’를 무료로 번역한 것이다. 또 반말을 쓰다가 갑자기 존댓말을 쓰는 장면, 부활을 포기하는 메뉴가 '부활을 하려면 오브를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나오는 등 게임 진행 중 툭툭 걸리는 텍스트들이 많다.

 

< 그리폰은 해방으로 나오지만, 쉐도우는 무료다 >

< 네로가 V에게 말을 걸 때갑자기 튀어 나오는 존댓말 >

 

오역뿐만 아니라 음역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자막을 영문을 베이스로 하면서 기존 시리즈와 고유 명사 번역의 통일성이 깨졌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데빌 트리거는 마인화였고, 다크 나이트는 마검사, 데몬 킹은 마왕 등이 시리즈 팬분들에게 익숙한 표현일 것이다. 특히 '씬 데빌 트리거'라고 표시된 자막은 일본어의 '진 마인화'에서 한자 ‘진’을 영어로 음역해 ‘씬’이라고 붙인 것을 한글로 다시 음역해 굉장히 이상해졌다. 한국도 한자를 쓰는 만큼 꼭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향후 패치를 통해서 개선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은 없으며 같은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RE:2]도 잘못된 부분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대로 수정없이 마무리 될까봐 걱정되는 부분이다.

 

여담이지만 이번 [DMC 5]의 번역 상태를 보며 최근 한글화 게임들이 많이 나오면서 번역 퀄리티 검수가 점차 나빠지고 있다고 느낀다. 번역 시간을 촉박하게 주고 검수를 안 하는 것인지, 번역 업체의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DMC 5]처럼 게임성이 뛰어난 작품들마저 자막 퀄리티가 나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항목별 점수

    • 보는 맛 - 9.5
    • 듣는 맛 - 10.0
    • 하는 맛 - 9.5
    • 한글 맛 - 6.0

 

평점 - 8.8 (A)

액션에 집중할 수 있는 게임 디자인, 그리고 화려하면서도 손 맛이 살아있는 기술과 짜릿한 효과음. [DMC 5] 안에는 스타일리시 액션에 필요한 것들이 전부 갖춰져 있다. 다회차에 따라 달라지는 몬스터들의 패턴, 기술을 많이 배울수록 화려해지는 콤보 등 시리즈 팬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유지하면서 초보자를 위한 편의성 기능과 처음 시도한 멀티 플레이 등 미래를 위한 포석도 놓치지 않았다. 다만, 캐릭터들의 매력을 제대로 표한하지 못한 한글화는 악마도 울고 갈 정도로 뼈아픈 실책이다.

작성자 : Ds_Tex

5
Comments
2019-03-19 10:39:00

 한글화가 조금 아쉽네요ㅜ

2019-03-19 10:45:00

이펙트는 역쉬나 화려하군요~ 하지만 한글화가.. 병맛….!!?

2019-03-19 11:14:00

엔딩까지 정신 없이 플레이 했습니다.
액션에 집중한 게임을 좋아해서 재밌게 플레이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개선되지 않은 조작계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것 저것 많이 바꾼 김에 조작계도 좀 편하고 쉽게 바꿨으면 했는데…

Updated at 2021-02-22 17:51:48
WR
2019-03-21 10:24:00
안녕하세요 HIGHTY님 회원 가입 및 첫 댓글 감사합니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어디서나 모션 캔슬이 되어서 액션의 자유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그것을 제한하면서도 창의적인 콤보가 나올 수 있게 만든 점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덕분에 블러디 팰리스가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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