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리뷰

 게임 소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이하 라오어)는 [언차티드] 시리즈로 유명한 개발사 너티독의 작품으로 [언차티드]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완전한 신작에 도전해 큰 반향을 일으킨 어드벤처 게임이다. 너티독은 PS3에 들어서면서 영화적인 연출을 게임 플레이로 풀어내, 유저분들이 영화의 주인공이 것 같은 재미를 느끼도록 만드는 것을 큰 목표로 삼아왔다. 그런데 [라오어]에서는 한단계 더 나아가서 게임의 제작 방법까지 영화의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밟는 방식을 적용해 개발하여 큰 이슈가 되었다. PS4용 [라오어]는 PS3에서 성능 때문에 제한됐던 프레임을 30에서 60까지 끌어올리고 PS3에서 DLC로 제공된 싱글, 멀티 플레이 컨텐츠를 전부 수록하는 등 개선을 거친 완전판으로 출시되었다.

 

 이 게임의 타겟 유저(우선 순위 순)

1. 시나리오의 밀도가 높은 영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2. 고립된 환경에서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는 호러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3.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를 즐겨봤거나 영화 같은 체험을 전달하는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
4. 한동안 콘솔 게임을 접하지 않았거나, 새롭게 콘솔 게임에 입문하는 사람

 

 장, 단점 평가

 

 보는 맛(그래픽)

[라오어]는 PS3로 나온 후 약 1년 후에 빠르게 PS4로 리마스터된 타이틀이다. 덕분에 시작부터 PS4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한 게임들과는 차이가 나지만, 2017년에 봐도 원경이나 인물들의 표정 디테일은 잘 살아있다. 특히 [라오어]의 캐릭터들 표정은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페이셜 캡쳐와 실제 배우들의 연기 영상 촬영 등을 거친 후 그 자료를 기반으로 게임에 반영되었기에 꽤 자연스러워 보인다.

< 3D 캐릭터의 페이셜 모션은 이제 영화나 게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라오어]는 좀 더 사람답게 느껴진다 >

캐릭터 외에도 녹음으로 가득찬 도시 배경과 HDR을 적용해 현실과 유사 색감을 보여주는 하늘, 그리고 시간 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라이팅 연출도 [라오어]의 보는 맛을 더해준다. 또 PS4 버전에서 보는 맛이 크게 좋아진 것 중 하나가 60 프레임의 부드러운 화면을 추가로 적용한 것이다. 영화의 경우 취향에 따라 24프레임과 48프레임의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게임은 대부분 60 프레임에서 훨씬 쾌적함을 느끼기 때문에 이는 확실히 좋은 변화이다. 한마디로 [라오어]는 그래픽 상향에 상당한 공을 들여 단순 리마스터 타이틀들이 갖는 단점들을 보완하려 노력했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앞서 설명한 페이셜 모션 중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 마지막 엔딩에서 짓는 엘리의 표정이다. 조엘의 맹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의 얼굴을 보고 알겠다는 듯 끄덕이는 표정을 보고 망치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기분이었다. 그 순간의 표정이 조엘에 감정 이입하여 저지른, 인류를 저버리는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줬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앨리의 감정이 느껴졌다고 할까. 3D 캐릭터가 짓는 표정에서 이런 복잡한 감정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다.

※ 스포일러 버튼을 누르면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듣는 맛(사운드)

[라오어]의 사운드에서 가장 먼저 돋보이는 부분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목소리 녹음은 게임을 보지 못한 상태로, 상대역도 없이 대본만 보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라오어]의 경우 전체 시나리오를 먼저 완성하고, 배우들에게 직접 연기를 시키면서 그 과정을 녹음하는 방식을 취했다. 덕분에 배우들 사이의 호흡이나 대사에 담긴 감정 등이 다른 게임들과 확실히 다른 맛을 낸다. 이렇게 작업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그 실효성을 놓고 보면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시도하지 않는 방식이다. 하지만 [라오어]는 영화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과정마저도 실제 영화처럼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거쳐 전체를 다 찍고 난 다음 게임에 입히는 방식을 택했다.

또 [라오어]의 음악도 수준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데, 적막감이 감도는 게임의 배경 속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와 쓸쓸한 분위기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고 있다. 여러 OST 중 메인 테마곡의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흐름을 관통하는 전개가 인상적인데, 도입부는 잔잔한 멜로디로 시작하다가 중반부에서 타악기가 들어서서 마치 파이어 플라이를 향해 진격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후반부는 오케스트라가 합쳐져 클라이막스를 향해 점점 고조되며 [라오어]의 게임 속 기승전결을 하나의 테마곡으로 표현해냈다. 주로 영화 음악(대표작으로는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활동해 온 ‘구스타보 산타올라야’ 감독이 OST 전체를 담당했는데,너티독에서 곡의 제작 방향에 대한 전권을 준 결과 그의 자유분방한 작곡 철학을 게임에 투영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하는 맛(게임성)

결론부터 말하면 [라오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게임 제작법을 탈피하여 너티독이 늘 추구해왔던 ‘영화 같은 게임’에 매우 가까이 다가선 게임이다. 영화의 경우 시나리오를 먼저 쓰고, 연출 구도를 잡은 다음 촬영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게임에서는 기능 구현을 위한 개발이 먼저 시작되고, 나중에 시나리오나 컨텐츠를 붙이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다. 이런 게임 제작 방법이 갖는 이점은 개발 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고, 쉬는 인력이 없이 프로그램, 기획, 그래픽이 동시에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을 진행하면서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과정에서 확정되지 시스템이나 컨텐츠들 때문에 게임의 방향성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너티독이 추구하는 ‘영화 같은 게임’에 위와 같은 게임 제작 방법은 맞물리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였는지 [라오어]는 시나리오를 먼저 완성하고, 확고한 방향성을 가진 상태로 게임 제작에 돌입했다. 이 개발 방법의 변화로 컷 씬의 몰입도가 크게 상승했는데, 모션, 페이셜 캡처, 배우들의 대사 녹음까지 진행된 영상물을 가진 상태에서 컷 씬 애니메이션 작업에 들어간다는 것은 개발자들 입장에서 최고의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배우들도 직접 연기를 하며 더빙했기에 연기의 감정선이 제대로 살아있다. 덕분에 [라오어]를 처음 플레이할 때 느껴지는 몰입감은 굉장히 뛰어나다.

< 게임을 시작한 지 몇 분만에 깜짝 놀라고, 30분도 안되서
복잡한 감정이 밀려드는 게임은 [라오어]가 처음이었다 >

제작법의 변화로 얻어낸 또 하나의 장점은 게임에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없는, 상당히 깔끔한 진행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시나리오 단에서 검수를 마친 4계절의 흐름에 따라 유저가 능동적으로 조작해야하는 영역과 [라오어]의 세계, 또는 인물의 심리를 관찰하게 만드는 부분을 명확하게 나누었다. 관찰 파트의 경우 자칫 잘못 만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나, 세계나 과거의 물건들에 대한 인물들의 대화가 이어지고, 녹음이 가득한 도시의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어 완급조절 역할로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관찰 파트의 재미가 유지되는 이유는 녹음이 가득한 세계를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새로운 곳에 도착할 때마다 자연 경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리뷰를 보는 유저분들의 입장에서 하는 맛에 대한 얘기는 안하고 뜬금없이 게임 제작법의 변화에 대해서만 늘어놓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너티독이 추구한 이 방법, 즉 ‘영화 같은 게임’을 위한 사전 제작 방식은 메이저 제작사들이 꿈꾸는 이상향에 가깝다. 그러나 게임 그래픽이 영화 수준으로 발전한 것에 비해, 게임의 제작 방법은 큰 발전 없이 효율성만을 추구하고 있었다. 특히 효율면에서 [라오어]와 같이 사전 제작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게임이 좋은 퀄리티로 나올지는 미지수였기에, 사전 제작 시간 + 게임 개발 시간을 합쳐서 고려한다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이것을 [라오어]라는 게임이 처음 시도하여 완성 해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그리고 게임의 역사에 있어서 이러한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기에 이 점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이 리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게임의 하는 맛과는 약간 동떨어진 얘기를 길게 늘어놓은 것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제 게임으로서의 하는 맛을 평가하자면, 어드벤쳐 게임의 장르적 특성으로 봤을 때 [라오어]는 아주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게임의 설정을 잘 반영한 몬스터와 동료의 AI가 뛰어나 적들과 대치하고,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이 뻔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또한 몬스터들에게 들키지 않은 상태로 헤쳐 나가야 하는 장소에서는 각 몬스터들의 적을 파악하는 특징을 잘 살린 배치로 공략하는 맛이 있다. 여기서 적들을 효과적으로 쓰러뜨리기 위한 방법이 정신을 집중하여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능력인데, 이 요소가 멀티 플레이에서 상대 팀의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하는데 핵심 기능으로 쓰인다. 사실 [라오어]는 싱글 플레이의 재미가 워낙 뛰어나서 멀티 플레이가 과소평가되는 게임으로, 싱글을 즐기면서 익힌 대부분의 플레이 패턴을 멀티 플레이 컨텐츠로 아주 잘 풀어냈다. 문제는 멀티 플레이의 대전 모드가 대부분 팀 플레이를 요구한다는 점. 덕분에 처음 진입한 유저가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 수칙들을 파악하기 어려워 재미를 느끼기 전에 포기하기 쉽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나 튜토리얼이 있었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라오어]의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참고로 지금도 즐기는 유저분들이 있지만 매칭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 [라오어]의 멀티는 자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규모 분대 전투를 잘 구현했다.
싱글 플레이에서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중요하게 쓰였던 자원은
멀티에서도 상대팀을 효과적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무기로 쓰인다 >

 

 한글 맛(로컬라이징)

[라오어]의 한글 자막은 시나리오를 충실히 잘 표현했고, 조엘의 마음이 변하는 과정과 엘리의 까칠한 성격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다만 여러 장소에서 대사가 출력되고, 그런 곳을 캐릭터가 지나갈 때 화면 하단의 대사가 중구 난방으로 마구 올라와 맥락이 맞지 않는 상황이 가끔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초반부 조엘이 군사 시설을 이동할 때인데, 안내 방송과 조엘의 대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대화까지 겹쳐져 순서가 엉망이 된 상태로 자막들이 표시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한 장소에서 대화가 다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장소로 가는 방법 뿐인데 이렇게 되면 움직임을 강제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답답하게 느껴진다.

최근 영화에서는 자막의 위치를 다양한 장소에 표시해서 관객분들이 인지하기 쉽게 보여주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데, 게임의 자막에서도 대화가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자막의 위치를 구분지어서 출력한다면 보다 좋은 자막 한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담으로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음성 한글화이지만, 이것은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상황이 갖춰져야 가능한 부분. 따라서 자막 한글화의 표현 방법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목별 점수

보는 맛 - 8.5/10

듣는 맛 - 9.5/10

하는 맛 - 9.5/10

한글 맛 - 9.0/10

총평

시작부터 스텝롤이 올라갈 때까지 몰입해서 본 인생 영화가 있다면, 문득 그 영화의 명장면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 10시간이 넘는 긴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게임에서 그 정도의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라오어]는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영화 같은 게임'이란 영화와 비슷한 연출과 그래픽으로 채워진 게임이 아니라, 영화보다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게임의 제작 방식까지 바꿔버릴 정도의 막대한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을 너티독은 증명해냈다. / 작성자 : Qrdco

10.0 갓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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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리뷰네요 ㅎ 잘 읽고 갑니다.
라오어는 진짜 갓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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