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XBOX] 바이오하자드 RE:2 리뷰

 게임 소개

[바이오하자드 RE:2](이하 바하 RE:2)는 캡콤이 제작한 서바이벌 호러 게임으로, 98년 PS1으로 나온 [바이오 하자드2]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원작은 96년에 나온 [바이오하자드]의 다음 이야기를 그렸고, 좀비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라쿤 시티의 모습, 두 명의 주인공을 활용한 게임 시스템 등으로 호평받은 작품이다. 이번 [바하 RE:2]는 궁지에 몰린 상황, 좀비들에게 뒤덮인 공포를 재현하면서도 퀄리티를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리메이크하였으며, 카메라가 고정됐던 원작에서 벗어나 3인칭 비하인드 뷰를 도입하는 등 시스템 개선도 진행했다. 참고로 [바하 RE:2]의 게임 엔진은 최근 캡콤 게임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 ‘RE 엔진’으로 [바이오하자드 7] 제작 당시 만든 것을 점차 업그레이드하면서 차기 타이틀들에 도입하고 있다.

※ 본 리뷰는 일반 PS4를 기준으로 진행했습니다. 또한 일부 사진에 피가 묻어있거나, 징그러운 좀비의 모습이 나오므로 임산부나 노약자,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것을 기피하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게임의 타겟 유저

1.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나 게임 등을 좋아하는 사람
2.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명성을 확인해보고 싶은 사람
3. 맵을 탐험하고, 직접 사건을 풀어 나가는 게임 진행을 좋아하는 사람

 

 장, 단점 평가

 

 보는 맛(그래픽)

[바하 RE:2]의 그래픽은 ‘훌륭한 리메이크의 예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뛰어나다. 새롭게 그려진 경찰서 내부 그래픽과 좀비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라쿤 시티를 잘 묘사하고 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실내 이동이 많아 라쿤 시티의 이곳 저곳을 둘러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뛰어난 그래픽을 유지한다.

< 뛰어난 그래픽으로 원작보다 리얼하게 느껴지는
라쿤 시티와 경찰서의 모습 >

배경이나 캐릭터의 디테일에 놀라는 것은 카메라 시점을 자유롭게 돌릴 수 있게 된 덕도 큰데, 이로 인해 원작의 고정 카메라가 갖고 있는 사각 지대나 어두운 곳을 향해 걸어갈 때의 공포감 등이 줄어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바하 RE:2]는 이를 영리하게 풀어냈는데, 대부분의 배경을 어둡게 묘사하고 랜턴이나 새어 들어오는 빛 등으로 일부만 보게끔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최근 유저분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은 개선하면서도, 원작의 고정 카메라가 갖고 있던 두려움을 다르게 풀어낸 것을 칭찬하고 싶다.

< 어두운 조명에서 오는 제한된 시야, 그리고 3인칭 뷰를 통해
원작과는 또 다른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

또한 원작의 배경 그대로 퀄리티만 높인 것이 아니라, 큰 틀은 유지하되 새로운 공간 또는 설정 등을 추가해 원작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잘 수정, 보완했다. 원작에서는 화장실과 사격장이 없는 수상한 장소였던 반면, 이제는 갖춰야 할 것들이 다 있어서 보다 리얼한 느낌을 전달한다. 또 ‘미술관을 재활용한 경찰서’라는 설정에 너무 치중해 경찰서 같이 느껴지지 않았던 장소들도 있었는데, [바하 RE:2]에서는 두 가지 요소를 잘 절충해서 선보이고 있다. 팬분들 입장에서는 내부 구조가 상당히 달라져서 원작을 수 없이 플레이했더라도 공포감을 느낄 것이고,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경찰서와 미술관의 이색적인 조합을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를 것이다. 

< 버려진 미술관과 미국 스타일의 경찰서,
두 컨셉이 조화롭게 섞이도록 리메이크한 [바하 RE:2] >

< 20년만에 경찰서에 필요한 시설들이 다 들어섰다 >

배경만큼이나 리얼하게 그려진 캐릭터와 좀비들도 인상적. 레온과 클레어가 좀비에게 맞거나 물리면 상당히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고, 독에 걸리면 기침을 하는 등 캐릭터들의 움직임으로 상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 또 좀비의 경우 관절이 뒤틀리며 걷는 기괴한 움직임, 사격 부위에 따라 팔 다리가 잘리는 디테일, 서로 다르게 진화한 여러 타입이 등장하는 등 호러물을 좋아하는 유저분들에게는 종합 선물 세트나 다름 없다. 그 외에 여러 인물들이 만나는 이벤트 장면의 연출도 만족스럽고, 캐릭터들의 시선이나 대사 처리도 자연스럽다.

< 인물들의 표정 연기, 이벤트 연출이 자연스러워
호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

한편 게임의 프레임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모든 기종에서 60 프레임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일반 PS4와 XBOX ONE에서는 상황에 따라 40~60을 오가는 가변 프레임이다. 다만 40 프레임보다 더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민감하지 않다면, 플레이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반면, PS4 Pro와 XBOX ONE X에서는 안정적으로 60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처음 게임을 켤 때를 제외하면 거의 로딩이 없어서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정리하면 원작보다 월등히 좋아진 그래픽, 그리고 공포감은 유지하면서도 설정과 컨셉을 덧댄 [바하 RE:2]의 그래픽이 만족스러움을 주고 있다. 또 최근 게임들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하는 퀄리티로 인해 [바하 RE:2]를 처음 접하는 유저분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듣는 맛(사운드)

[바하 RE:2]의 사운드는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로 긴박한 느낌을 주는 곡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적막감이 들 정도로 고요하다가, 좀비나 막강한 적이 등장하면 배경 음악이 요동치는 식이다. 덕분에 적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기 전까지는 레온 또는 클레어의 발자국 소리와 적의 울음 소리, 각종 효과음 등이 굉장히 크게 들린다. 어둠 속에서 뭔가가 움직일 때 소스라치게 되는 것처럼, 작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사운드로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게임 중 플레이어를 자주 따라다니는 적의 쿵!쿵!쿵! 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배경 음악이 깔리기 시작하면 분위기로 플레이어를 압도해버린다.

< 플레이어를 추격하는 적이 다가올 때의 공포감을
사운드 연출로 극대화했다 >

하지만 이러한 사운드 연출이 원작과 차이가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원작의 경우 맵의 각 구역에 맞는 음악을 지정하는 식이었고, 덕분에 전투 중에도 음악이 좀 더 잘 인식되는 편이었다. 반면, [바하 RE:2]는 게임 플레이에 좀 더 초점을 맞추다 보니, 배경 음악의 역할이 줄어든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소리에 민감한 좀비를 상대할 때는 리메이크의 연출이 더 잘 어울렸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은 원작이 더 좋았다.

참고로 오리지널 BGM을 개방하는 유료 DLC를 구매하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지만, 별도로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원작의 팬분들이 많은 만큼, 특전으로 얻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물론 이는 원작 팬의 입장에 더 가까운 의견이고, 처음 접하는 유저분들에게는 [바하 RE:2] 스타일의 사운드 연출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본다.

< 유료 DLC를 구매해야만 원작의 사운드 연출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

한편 게임 속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굉장히 자연스러운데, 원작의 어색했던 B급 외화풍 연기를 추억하고 있다면 놀라울 정도의 업그레이드다. 또 이벤트 장면들 뿐만 아니라, 총이 빗나가거나 쓰러진 적이 다시 일어나면 레온이나 클레어가 혼잣말을 하는 경우도 많아 몰입도 더 잘 된다. 영어와 일본어 음성을 두 가지 다 지원하는 것도 장점. 다만, 그동안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영어 음성으로 출시된 경우가 많았던 터라 익숙함에서 오는 두 음성 간의 어색함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작성자 역시 오랫동안 영어로 시리즈를 즐기다 보니, 일본어보다 영어 음성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것으로 설정하면 된다.

 

 하는 맛(게임성)

[바하 RE:2]는 제작진이 리메이크하면서 표방한 키워드, ‘공포, 궁지(곤란하고 어려운 일), 퀄리티’의 3가지를 잘 버무려 아주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었다. 먼저 공포의 경우 보는 맛에서 이야기한 뛰어난 그래픽 위에 어두운 조명 + 좁은 시야를 더해 색다른 맛을 냈다. 거기에 좀비들을 크게 강화하고, 얻을 수 있는 탄약의 숫자는 되려 줄여서 원작보다도 더 타이트하게 조율한 것이 [바하 RE:2]다. 덕분에 원작과는 약간 다른 맛이지만 ‘서바이벌 호러’ 장르에는 잘 맞는, 생존에 초점을 맞춘 플레이를 요구한다.

< 좀비의 체력이 크게 높아졌고, 여러 좀비가 동시에 공격받는 경우도 있다 >

< 원작에서는 이벤트가 발생할 때만 창문 너머 좀비들이 들어왔는데,
[바하 RE:2]에서는 창문을 막지 않으면 계속 밀려들어온다 >

다음으로 궁지의 경우 플레이어를 몰아 붙이는 적(타일런트)가 A, B 루트에 모두 나오면서 플레이어를 더욱 압박한다. 다른 방으로 도망치면 좀비가 추격을 못하던 몇몇 시리즈와는 달리, [바하 RE:2]에서는 문을 열고 추격해오는 경우도 있어 좀비에게 둘러 쌓이는 상황도 종종 연출된다. 거기에다가 불에 태우지 않으면 끊임없이 일어나는 좀비, 벽을 타는 좀비, 벽을 뚫고 나오는 좀비 등 갖가지 난관들로 플레이어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 여러 좀비가 조합해서 달려들면 엄청난 압박감이 든다 >

덕분에 원작보다도 심한 압박감을 느낄 때가 있었고, 체감 난이도 역시 더 높아진 느낌이다. 다행히 실력에 맞는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지만,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분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낮은 난이도라고 해도 쉽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원작 팬분들과 새로운 유저분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개발진은 원작 팬분들을 조금 더 신경써서 만든 듯한 인상이다. 참고로 제작진도 난이도가 높다는 것을 신경쓰고 있는지, 여러 번 죽을 경우 난이도를 조정을 권유하는 시스템이 들어 있기도 하다.

< [바하 RE:2]의 공포, 궁지에 몰리는 상황들은 난이도와 연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그 기준점이 처음 입문하는 유저분들보다는 시리즈를 쭉 즐겨 온
팬분들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처럼 느껴졌다 >

반면 원작에서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을 [바하 RE:2]에서 보다 편하게 만들어준 것도 있다. 특히 맵 탐색은 친절하게 아이템 위치까지 다 표시해줘서 원작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퍼즐 역시 리메이크에 맞춰 개편되어 원작을 수 없이 해 본 유저라도 새로운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경찰서를 탐색하는 파트는 [바이오하자드] 1편의 양옥집과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어서, 시리즈 팬분들에게는 만족감이 더 클 것이다.

< 탐색한 구역, 아이템과 주요 퍼즐의 위치까지
모두 표시해주는 편리한 지도 >

정리하면 난이도를 높임으로써 공포와 액션을 강조했고, 탐색과 퍼즐에서는 편의성을 높여주는 식으로 완급 조절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액션이 너무 강조되었던 [바이오하자드 6]나, 공포가 너무 강조되었던 [바이오하자드 7]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 원작 팬분들의 성향에 좀 더 맞춰져 있기는 하지만,
호러 서바이벌 장르가 가져가야 하는 ‘공포’라는 맛을 제대로 냈다 >

하지만 아쉽게도, [바하 RE:2]는 퀄리티를 지켜냈지만, 양까지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원작에 비해 아쉬운 것이 주로 이 부분인데, 몬스터의 숫자와 컨텐츠의 분량이 줄어든 것이다. 먼저 몬스터 이야기를 하면 거대 거미, 거대 나방, 바퀴벌레와 같은 비인간형 몬스터가 모두 사라졌다. 게임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서 사라진 것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추가된 것 없이 줄어들기만 해서 아쉽게 느껴진다.

< 좀비들의 퀄리티는 높아졌지만, 벌레나 특이한 개체들을
만나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

게임 전체 볼륨 역시 줄었는데 처음에는 경찰서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크기가 작고, 퍼즐의 수도 적은 것이 단점이다. 실제로 작성자가 2회차 플레이를 할 때 플레이 시간의 40% 정도는 경찰서 지역에서만 소모될 정도였다. 짧은 볼륨을 해결하기 위해 총 4개의 진행 루트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원작에 있던 재핑 시스템(*)이 삭제되어 원작보다 컨텐츠가 더 줄어들었으며 기존의 이벤트 중에 삭제된 것도 제법 있다. 덕분에 스토리의 연결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내용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다.

* 재핑 시스템 : 플레이어가 직접 진행했던 게임 플레이가, 이후에 같은 곳을 지나가게 되는 다른 캐릭터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A, B 루트 중 어떤 것을 먼저 시작했느냐에 따라 보스 몬스터와 이벤트가 변경되고, A 루트에서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B 루트의 요소가 바뀌는 식이다. 원작 발매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참신한 시스템이었으며, 덕분에 반복 플레이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었다.

< 라쿤 시티를 이동하는 구간은 정말 짧다.
원작에서도 짧은 편이었는데 [바하 RE:2]는 더 짧아졌다 >

< 엔딩을 보고 나면 시나리오가 추가되지만,
A, B 루트 간의 차별점이나 연결고리는 원작보다 많이 약해졌다 >

결과적으로 [바하 RE:2]는 게임의 볼륨이나 스토리에서는 원작에 비해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서바이벌 호러 장르가 보여줘야 할 재미’면에서는 원작을 뛰어넘었다. 공포, 궁지, 퀄리티라는 어려운 목표들을 달성했고, ‘공포 + 액션 + 탐색하는 즐거움’이 섞인 훌륭한 만찬이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나온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엑기스를 담은, 총집합이라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제대로 된 호러 게임을 기다려 온 분들과 시리즈 팬분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할 타이틀이며, 편의성과 조작감도 개선되었기 때문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 여담으로 ‘달리기’를 L3 버튼으로 조작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C 유형 – 달리기 유지’로 설정해서 써 보는 것을 추천한다 >

스포일러를 포함한 리뷰에서는 재핑 시스템의 삭제로 인해 달라진 부분, 그리고 달라진 스토리와 엔딩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겠다. 참고로 작성자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대한 애착이 크고,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본편 리뷰보다 스포일러 리뷰가 좀 더 가혹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히고 시작하겠다.

먼저 재핑 시스템의 삭제로 원작보다 볼륨이 줄었는데 A, B 루트에 따른 보스 몬스터와 이벤트 차이가 없어졌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생각보다 원작에서 빠지거나, 줄어든 부분이 많다 >

대신 [바하 RE:2]에서는 캐릭터에 따라 보스 몬스터가 바뀌는 식이지만, 최종 보스만 다르다보니 원작보다 과정의 변화가 적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에 나왔던 [바이오하자드 레벨레이션스 2](이하 레벨레이션스 2)를 생각하면 더욱 비교가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재핑 시스템을 크게 확대해서 등장하는 적과 퍼즐이 전혀 다르고, 동일한 맵을 쓰면서도 진행 순서를 달리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작성자의 경우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에 재핑 시스템 삭제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와닿는 것일 수도 있다. 그나마 2월 15일에 무료 DLC가 추가될 예정이라는 점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 재핑 시스템을 확장하거나 추가 모드를 더해
반복 플레이를 즐겁게 만든 선례가 있었기에,
[바하 RE:2]의 구성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 사진은 [레벨레이션스 2] 
>

게다가 루트를 단순화한 것은 스토리와 설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작의 A 루트는 ‘G 어설트 ▶ G 2차전 ▶ G 3, 4차전’순으로 보스전이 이루어졌고, B루트는 ‘G 1차전 ▶ G 3차전(도망) ▶ 타일런트 전 ▶ G 5차전’순이었다. 이러한 등장 순서를 통해 A, B 루트를 거치면서 점점 강해지는 G 바이러스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원작의 큰 장점이자 A, B루트의 시간 차이까지 가늠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바하 RE:2]에서는 A, B 루트 공통으로 ‘G 1차전 ▶ G 2 차전 ▶ G 3차전 ▶ 개별 보스’로 끝난다.

< 캐릭터, 루트에 상관없이 동일한 보스전이 여러 번 반복된다 >

덕분에 두 개의 루트를 진행하면서 보스가 점차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하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가장 아쉬운 것은 A 루트에서 쓰러뜨린 적이 그 이후 시간대인 B 루트에서도 동일한 모습이라는 점. 특히 회차 플레이를 즐긴다면 같은 보스가 자주 나와서 더 지겹게 느껴진다. 한편 G 보스만이 아니라 타일런트 역시 개연성이 줄었는데, 원작에서는 B 루트만 등장해 A, B 루트의 차별점을 주는 몬스터였다. 하지만 [바하 RE:2]에서는 클레어 편 도중 G 보스로 인해 타일런트가 사망함에도 불구하고, 레온 편에서 여전히 등장한다. 원작에서는 타일런트가 여러 마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벤트가 있었지만, [바하 RE:2]에서는 이 장면이 삭제되어 타일런트가 왜 또 나오는 것인지 잘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원작의 설정을 갖고 작성자 나름대로 [바하 RE:2]의 상황을 연결한다면 이런 식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엄브렐러는 헬기를 통해서 타일런트를 투하하는데, 이미 여러 마리의 타일런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녀석들을 라쿤 시티 전역에 배치할 때 [바하 RE:2]에서는 레온을 추격하는 타일런트 한 마리, 클레어를 추격하는 타일런트 한 마리를 따로따로 배치한 것이 아닐까. 다만, 이것 역시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며, 게임 속 문서나 이벤트에서 전혀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 A, B 루트 모두 등장해 게임의 긴장감은 더 높였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은 줄어들게 한 타일런트 
>

보스들의 행보 외에도 스토리에 아쉬운 점이 있는데, 레온과 클레어의 접점이 굉장히 줄었다. 원작에서는 두 주인공이 서로 교신을 하거나, 경찰서의 스타즈 사무실과 지하 수로에서 만나는 이벤트가 있었지만 [바하 RE:2]에서는 모두 삭제되어 B 루트 시작할 때 잠깐 만나고, 엔딩 직전에 짧게 몇 마디 교신하고, 마지막에 다시 만나며 마무리된다. 그런데 연결고리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주인공 사이의 유대감은 더욱 강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엔딩에서 서로 ‘우리’라고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 접점에 비해 유대가 너무 강하게 표현되어 어색한 레온과 클레어의 관계.
한글판에서는 서로 존댓말까지 쓰고 있어 더욱 그렇다 
>

또 레온과 쉐리의 연결 고리도 더욱 약해져서 엔딩에서 처음 만난 사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친밀하게 그리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을 입양해달라고 한다. 원작을 새롭게 고증한다고 해서 스토리가 더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을 기대했는데, 되려 어색하게 표현된 지점들에서는 상당히 실망하기도 했다. 특히 쉐리는 게임 내내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다가, 엔딩에서 갑자기 밝아지면서 아이 같은 행동을 하는 모습이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 방금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는데,
밝은 톤으로 입양해달라고 하는 쉐리 
>

여담이지만 이 엔딩을 다르게 풀었던 작품이 하나 있다. 과거 닌텐도 Wii로 한글판이 나왔던 [바이오하자드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이하 다크사이드)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보강한 [바이오하자드 2]의 스토리가 더 인상적이었다. 비록 게임성은 아쉬운 타이틀이었지만 레온과 클레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고, 쉐리도 같이 만나 엮이기 때문에 세 사람의 연결 고리가 강하게 묶였었다. 또 A, B 루트를 통합해 자연스럽게 풀었고, 엔딩에서 쉐리가 부모님의 죽음에 슬퍼하며 우는 등 설득력있는 연출들이 등장했다. 물론 [바하 RE:2]는 원작을 중시한 리메이크이므로, [다크사이드]의 이야기는 리뷰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코너 정도로 봐주었으면 한다.

< [다크사이드] 엔딩에서는 클레어 품에 안겨 우는 쉐리.
참고로 [바하 RE:2] 사진이 아니라 [다크사이드]의 사진이다 
>

다시 [바하 RE:2]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부족했던 배경 설정을 채우는 이벤트들이 추가되면서 원작의 어색했던 캐릭터 배경 설정이 자연스러워진 곳도 있다. 바뀐 이벤트를 통해 레온과 에이다, 클레어와 쉐리의 연결 고리가 좀 더 강화되거나, 더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 다만,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는 요소로 레온과 에이다의 마지막 이벤트가 원작보다 애절함이 줄어든 것이 아쉽다. 원작에서는 곧 죽을 상황에서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색했기 때문에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데, 원작의 그 부분을 좋아했던 유저분들에게는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 원작보다 애절한 느낌이 덜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레온과 에이다의 마지막 이벤트 
>

※ 스포일러 버튼을 누르면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한글 맛(로컬라이징)

[바하 RE:2]의 한글화는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아이템 번역과 일부 오역, 그리고 캐릭터의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아이템의 경우 산탄총 탄약(Shotgun Shells)을 ‘산탄총 외피’로 번역했고, 소이탄(Flame Rounds)의 플레임을 플레어(Flare)로 잘못 번역해 섬광 탄환으로 표시하고 있다. 게임 구조 상 아이템 창을 자주 열게 되는데,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오역임에도 불구하고 검수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리고 섬광 탄환, 산성 탄환처럼 유탄 발사기로 발사되는 아이템들을 ‘~~탄환’으로 번역했는데, 국내에서 총기류와 관련된 탄환들은 예광탄, 화학탄, 소이탄처럼 보통 ‘~~탄’으로 부르기에 소이탄 또는 산성탄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라고 본다.

 < 탄환이 외피로 표시되는 아이템 창 >

< 플레임을 플레어로 오인한 듯한 섬광 탄환 >

다음으로 캐릭터의 설정과 관련해서 아쉬운 점은 레온과 클레어가 서로에게 존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나 일본어 음성과 자막 모두 존대하는 말투가 아닌데, 자막은 존대말로 나와 레온은 해외 버전에 비해 예의 바른 청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에이다에게는 반말을 하고 있어 더 설정이 어긋나 보인다.

< 클레어에게는 존댓말을 쓰지만, >

< 연상인 에이다를 만나면 갑자기 강해지는 남자 레온 >

그 외에 캐릭터가 사격을 실수하거나, 좀비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놀라서 하는 말 등의 짧막한 대사에는 자막이 나오지 않는 것도 아쉽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들이기는 하지만,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면 놓치기 쉽다. 그리고 한글 자막은 영어를 기준으로 번역해서, 일본어 음성으로 설정할 경우 일부 대사나 표현이 다른 뉘앙스로 받아들여 질 때가 간혹있다. 사람에 따라 체감차는 있겠다만, 일본어 음성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이 점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항목별 점수

보는 맛 - 10.0/10

듣는 맛 - 9.0/10

하는 맛 - 9.0/10

한글 맛 - 7.8/10

총평

공포, 액션, 탐색이 뒤섞이며 플레이어를 궁지로 몰아넣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특유의 즐거움. [바하 RE:2]는 이 전통적인 맛을 리메이크로 더 진하고, 맛있어 보이는 그릇(RE 엔진)에 담았다. 비록 원작보다 간소화된 시스템과 한글화 검수에 아쉬움이 남지만, 팬분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유저분들까지도 끌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 작성자 : Ds_Tex

9.0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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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기
콘솔러
미누기

정말 재밌는 게임이었습니다!
혹시 달리기 조작 불편하신 분들은 컨트롤 C타입 써보세요 L3 보단 훨씬 편합니다

dbswhdrbs
콘솔러
추천 댓글러
dbswhdrbs

크 ~ 그래도 그래픽등.. 리뉴얼을 기똥차군요~

동성니가좋아
콘솔러
추천 댓글러
동성니가좋아

사운드 DLC가 조금 아쉽긴하지만 원작만큼 잘나와서 좋네요 ㅎ

sonnet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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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net

요즘 캡콤 겜들은 믿고 살만하네여 ㅎㅎ 3랑 코드 베로니카까지는 꼭 리메이크 됐으면…

R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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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

요즘 갓콤이네요

siv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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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vart

리메이크는 이렇게 하는 것 임을 보여준 작품이군요!! 다른 개발사들도 리메이크 작품을 개발할 때 이정도 성의를 보여준다면 게이머들은 행복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기라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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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

즐겁게 했습니다
피씨는 최적화가 구려서 아쉬운거 빼고는

Dcarrot
콘솔러
Dcarrot

몰입감이 정말 좋네요. 무섭지만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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