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XBOX][NSW] 파이널 판타지 12 더 조디악 에이지 리뷰

 게임 소개

[파이널 판타지 XII 인터내셔널 더 조디악 에이지](이하 FF 12 조디악)은 2007년 8월, PS2로 발매된 [파이널 판타지 XII 인터내셔널 조디악 잡 시스템](이하 FF 12)를 HD 화질로 리마스터하고, 각종 유저 편의 기능을 강화한 타이틀이다. [FF 12]가 발매될 당시 PS2 성능 한계까지 끌어올린 유려한 그래픽, 요시다 아키히코씨의 동화풍 일러스트, [택틱스 오우거] 시리즈로 유명한 마츠노 야스미씨가 처음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디렉터로 발탁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5년이 넘는 개발 기간,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디렉터가 교체되는 등 여러 악재들이 겹쳤던 불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 본 리뷰는 PS4 버전을 기준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게임의 타겟 유저

1. [파이널 판타지](이하 FF) 시리즈라면 뭐든 다 해보는 사람
2. 전투 시 아군의 행동 조건을 상세히 설정한 다음 AI가 알아서 싸우게 만드는 방식(매크로)를 좋아하는 사람
3. PS2 말기에 나온 [FF 12]가 궁금한 사람
4. [FF 12],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어드밴스] 등 이바리스의 세계관이 담긴 OST에 추억이 많은 사람

 

 장, 단점 평가

 

 보는 맛(그래픽)

10여년의 세월을 지나 다시 접한 [FF 12 조디악]의 그래픽은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HD로 리마스터했는데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해상도가 좋아졌다는 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FF 12 조디악]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종족과 다채로운 환경, 그리고 그 중심을 이루는 이바리스라는 세계는 10년만에 봐도 촌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이 멋스러운 세계에 처음 진입하는 과정은 첫 마을의 규모가 워낙 커서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자연스러운 초반 진행을 따라가다 보면 점차 빠져들게 된다.

< 비공정들이 하늘을 수놓는 이바리스는 다시 탐험해 봐도 매력적인 세계이다 > 

HD로 리마스터되면서 필드의 배경 그래픽은 더욱 아름다워져서 가끔 멍하니 오른쪽 스틱을 움직여 파란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면 눈이 시원해질 정도이다. 이는 리얼함보다 ‘이바리스’라는 판타지 세계를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인데, 그래서 배경을 살피고 있으면 온전히 그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 플레이 중에는 맵이나 전투 화면에 집중하느라 배경에 빠져들기 어렵지만,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거나 한 차례 전투가 끝난 후 주변을 둘러보는 맛이 있다.

< 멍하니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몇 번이고 ‘여행가고 싶다’를 되뇌이곤 했다 > 

단점으로는 이벤트 영상을 처리할 때 풀 화면이 아니라 레터 박스를 적용해서 보여주는데, 상하단을 검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단만 두껍게 처리하여 어색한 감이 있다. 처음 봤을 때 옵션 세팅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색하지만, 나중에는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 수준. 다만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 자막과 함께 나올 때는 그나마 괜찮아 보이지만,
영상만 나올 때 하단을 두껍게 자르는 방식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

마지막으로 [FF 12 조디악]의 세계가 멋지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몇몇 이벤트 장면이나 전투 중 강력한 기술을 쓸 때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출이 나오는 것을 보면 ‘과연 옛날 게임이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접하게 된 고 퀄리티 게임들이 눈을 높여 놓았기 때문인데, 이런 현상은 비단 게임만이 아니라 과거의 CF, 뮤직 비디오 등의 다른 영상 컨텐츠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과거의 추억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시절의 영상을 보면서 촌스러움, 유치함에 웃음 짓고 하지 않는가. 이런 시대와 맞지 않는 컨셉의 연출들은 리마스터 게임들이 가진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듣는 맛(사운드)

[FF 12 조디악]은 사운드에서 여러 선택권을 주고 있다. 일본어 / 영어 음성을 지원하여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점. 그리고 BGM도 오리지널 / 어레인지 / 사운드 트랙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오리지널은 딱 게임 BGM이라는 느낌이고, 어레인지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초점을 맞춘 듯 웅장하고 풍성한 느낌. 마지막 사운드 트랙은 오리지널과 어레인지의 중간 정도로 조율된 듯 하다.

이들 중 풀 오케스트라로 녹음한 어레인지 OST는 [FF 12 조디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사운드를 제외한 다른 컨텐츠들이 리마스터라고 한다면, 이것은 정말 리메이크에 가까운 느낌. 특히 [FF 12],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어드밴스](이하 FFTA) 등에서 OST를 듣던 사람들에게는 음악에서 오는 감동이 남다를 것이다. 또 이벤트 영상에서 나오는 효과음, 성우들의 대사 또한 음분리가 잘 되어서 각각의 소리가 뚜렷하게 잘 들린다. 집 안에 갖춰진 사운드 환경이 좋을수록 이 장점은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다.

< 퍼레이드, 전투 씬 등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들이
각각의 음 영역대를 잘 잡아 효과적으로 들린다 >

 

 하는 맛(게임성)

처음 나온 [FF 12]는 직업 개념이 없었고, 인터내셔널 판 [FF 12]에서는 1명당 1개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FF 12 조디악]에서는 1명의 캐릭터가 2개의 직업을 배우도록 확장됐다. 선택에 따라 백마도사이자 흑마도사가 될 수도 있고, 마법을 쓰는 사무라이도 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2개씩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6명의 메인 캐릭터가 다 모인 후 어느 정도 진행해야 열리는 식으로 완급을 조절했다.

직업을 하나 정할 때마다 라이선스 보드라고 하는 성장판이 열리며, 이는 사냥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로 키워나갈 수 있다. 착용할 수 없었던 무기, 방어구의 장비를 가능하게 만들거나 스킬, 마법을 배우고, HP나 힘, 마력 같은 능력치 성장도 가능하다. 배울 것이 많다보니 복잡한 느낌도 들지만, 입맛에 맞춰서 키우는 맛은 확실히 준다.

< 라이선스 보드는 캐릭터를 한 단계씩 성장시키는 즐거움이 있다 >

라이선스 보드의 변화와 더불어 [FF 12 조디악]은 2배 / 4배속 이동과 전투를 지원하여 순식간에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전투 난이도도 크게 높지 않아서 굳이 사냥을 반복하지 않고 쭉죽 진행해도 후반부에 가면 거의 배울 게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전투가 쉬워진 데에는 ‘갬빗 시스템’이 배속 플레이와 굉장히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갬빗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게 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면 알아서 싸우는, 일종의 매크로 같은 기능이다.

그런데 배속을 빠르게 해도 AI가 큰 실수없이 잘 작동하고, 전투 중에도 언제든 갬빗 설정을 바꿀 수 있는데다가 필드를 이동할 때 자동 저장까지 해주니 너무나 쉬운 게임이 되어버렸다. 4배속으로 돌아다니다보면 대부분의 전투가 몇 초만에 끝나는 수준이고 보스도 마찬가지. 특히 보스 전에서 승리하면 [FF] 시리즈 전통의 승리 음악이 울리는데 ‘내가 뭘 했다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헛헛해 질 때도 있다.

갬빗이 배속 플레이와 엮이면서 게임을 너무 쉽게 만드는 단점을 가져왔지만, 한 번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벗어나기 어려워 양날의 검에 가깝다. PS2에서 한 번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 유저분들에게는 편하다는 느낌이 강할 것이고, 처음 접하는 유저분들에게는 심심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 [FF] 시리즈의 하는 맛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시나리오의 경우, 원판인 [FF 12]와 변경된 부분이 없어 PS2 버전을 플레이한 유저분들에게는 애석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처음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 안해본 사람도 있으므로 스포일러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 갬빗 설정을 디테일하게 하면 전투 중에 할 일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

쉬워진 전투 덕에 [FF 12 조디악]의 하는 맛은 조금 싱거워졌지만, 초~중반의 몰입도 높은 시나리오와 깔끔해진 동영상 연출은 그나마 볼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FF 12] 원판이 갖고 있는 게임 중후반부~엔딩까지는 다시 해봐도 뒷맛이 씁쓸하다. 급격하게 이야기의 밀도가 낮아지다가 어느 순간 엔딩이 나오는데, 체감상으로는 기승전결의 전(후하게 쳐서 전의 50%)쯤 온 것 같은데 갑자기 끝난다고 할까.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FF 12 조디악]이 발표됐을 때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시나리오가 좀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1%쯤 했기 때문. 그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 스포일러 버튼을 누르면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글 맛(로컬라이징)

[FF 12 조디악]의 자막 폰트 선택과 번역 퀄리티는 양쪽 모두 괜찮은 편이다. 캐릭터의 말투나 세계관에 얽힌 용어는 좀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럭저럭 이해하고 넘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저지와 관련된 고유 명사에서는 아쉬움이 있는데, 저지(Judge), 저지 마스터(Judge Master)를 ‘심판관’, ‘심판장’이라고 번역했다. 이 단어들을 고유 명사로 표현하기 위해 한글로 ‘저지’, ‘저지 마스터’라고 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지만 이 게임이 [FFTA] 시리즈의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번역이다. [FFTA]에서는 저지가 세계의 룰을 지키는 관리자와 같은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FF 12 조디악]에서 표현하는 심판관, 심판장은 마치 그냥 직업 중 하나 같은 느낌이랄까. 고집 부릴 문제는 아니지만 [FFTA]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심판관과 심판장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낯섦과 묘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심판관’이라는 표현이 갖고 있는 의미와
‘저지의 실제 역할’과는 괴리감이 있어 아쉬운 번역이다 >

그리고 또 한 가지 단점은 판네로의 이름이 페넬로라고 번역되었다는 점이다. 영문을 기준으로 번역한 것은 알겠으나, 10년의 시간 동안 판네로라 알고 지내던 캐릭터가 페넬로가 되어 나타나니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물론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기존 팬분들에게 익숙한 단어를 선택했다면 좀 더 좋았을 것이다.

< 10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만난 판네로, 아니 페넬로 > 

이 작품의 팬으로써 아쉬운 점들을 주로 골라 얘기했는데, 자막 폰트나 번역의 전반적인 퀄리티는 꽤 괜찮은 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언급해 둔다.

항목별 점수

보는 맛 - 8.0/10

듣는 맛 - 9.0/10

하는 맛 - 7.5/10

한글 맛 - 8.5/10

총평

[FF 12]가 10년 전에 처음 나왔을 때, 시리즈 첫 온라인 게임이었던 [FF 11] 영향을 많이 받은 전투 시스템이 참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자동 플레이, 매크로 등을 활용한 게임들이 많이 나오면서, 다시 만난 [FF 12 조디악]은 쾌적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더불어 풀 오케스트라로 어레인지한 음악은 10년 전의 추억 여행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줬다. 이미 한번 경험한 게임을 오랜 시간이 지나 후 다시 잡았는데, 예전보다 더 좋게 느껴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 아닐까. 다만, [FF 12 조디악]의 전투 시스템과 시나리오에서 여전히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 만큼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 작성자 : Biareth

8.0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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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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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파판 12에서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각지에 존재하는 강력한 히든 보스와의 전투였는데, 조디악에선 그런 보스들도 쉽게 느껴질 정도로 전투 난이도가 심각하게 낮아진건지 궁금합니다.

Qrdco
운영자
Qrdco

리뷰어분에게 문의한 결과 히든 보스가 시나리오 보스 보다 세기는 하지만, 대부분 갬빗이 해결해주고 죽어도 자동 저장 때문에 손해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작전상 후퇴했다가 레벨 올리고 돌아오면 된다는 느낌이라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Koik
콘솔러
Koik

어쩐지 일러에서 택틱스 오우거 느낌이 나네요

태구르르
콘솔러
태구르르

지금 덤핑때 사서 하는데 재미있네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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