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콘담화 #1 스플래툰 2

콘담화란?

‘콘담화’는 각자 성향이 다른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하나의 게임을 둘러보는 비정기 연재 코너입니다. 각 작성자가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해 다각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게임이 가진 매력을 파헤치는 것이 특징인데요. 한글화된 타이틀만 다루는 콘솔러의 리뷰와는 달리, 한글화 여부와 상관없이 다각도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들을 골라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 타이틀은 5월 2일 외국어 대응으로 발매한 [스플래툰 2] 입니다.

※ 아래 본문의 글은 작성자의 성향이나 표현을 단도직입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평어체로 쓰였습니다.

 

1화 – 참신한 승리 조건을 내세운 제작진에게 찬사를
작성자 : Divine (대전 게임을 좋아하는 성향의 게이머, [스플래툰 2] 국내 정식 발매를 통해 입문)

[스플래툰 2]는 킬 / 데스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라, ‘맵 바닥에 잉크칠을 많이 한 팀이 승리’ 하는 게임이다. 단순한 룰이지만, 이 차이로 인해 타 3인칭 슈팅 게임들과 큰 차별점이 생겼다. 일반적으로 슈팅 게임들에서 킬 / 데스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지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잘 쏘고 맞추는 능력이 뒷받침돼야 했다. 하지만 이는 오랫동안 슈팅 게임들을 즐겨 온 사람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 간에 실력차가 날 수 밖에 없었고, 하나의 장벽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슈팅 게임들이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폭탄 설치, 오브젝트 점령, 화물 밀기 등의 승리 조건을 도입하며 룰을 비틀어 봤지만, 결과적으로 조준과 사격 능력의 의존도는 크게 낮추지 못했다.

그러나 [스플래툰] 시리즈에서는 잉크를 칠하는 것만으로도 팀에 공헌할 수 있고, 승부를 결정짓는 것도 잉크칠이기 때문에 킬 / 데스가 상대 팀보다 부족해도 승리하는 상황이 꽤 자주 나온다. 물론 상대방보다 더 많이 칠하기 위해서는 킬이 필요하지만, 모든 팀원에게 사격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칠에 특화된 무기를 활용해 아군 지역을 꼼꼼하게 채운다거나, 맵 구성을 활용해 상대방 지역을 헤집어 놓을 수도 있다. 근간은 슈팅 게임이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역할 수행이 가능해 조준과 사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게임에 흥미를 느끼고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

< 바닥을 칠하는 방법은 무기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

< 바가지나 붓, 롤러 등 슈팅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개성있는 무기들이 흥미를 잡아 끈다 >

잉크칠을 승리 조건으로 설정하면서 얻은 효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장탄 수나 소음 등의 이유로 교전이 벌어지기까지 격발을 자제하는 다른 슈팅 게임들에 비해, 잉크칠을 위해 마구 난사하는 [스플래툰 2]의 사격은 새로우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 과정에서 전선이 형성되기 때문에 맵이 넓은 편이 아님에도 영역을 차지하기 위한 밀고 당기는 전선이 생기고, 이를 교란시키기 위해 서로의 퇴로나 보급선을 차단하거나 전투를 무시하고 상대방의 본진을 잉크칠해버리는 빈집 털기 같은 전략이 생기는 등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다채롭다.

< 사격이나 조준 능력보다 맵을 보고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

정리하면 [스플래툰 2]는 전략과 전술에 깊이가 있으면서도 이를 습득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설계했다. 특히 바닥을 칠하는 행동 하나에 공격, 보급, 아군 지원 등 많은 요소를 담아낸 것이 놀라운 부분. ‘하나의 행동 = 하나의 기능’으로 설정해 혼란을 줄이는 일반적인 게임 제작법보다 한 차원 높은 곳에 도달한, 뛰어난 발상이다. 아쉬운 점은 역시나 외국어 대응이라는 것과 한국 정식 발매가 늦은 탓에 매칭 밸런스가 흐트러질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협력 플레이, 역할 분담이 잘 될수록 더 즐거운 룰이라 함께 즐길 지인이나 친구를 섭외(?)하는 노력이 든다는 점이겠다.

 

2화 – 스트릿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자 : 김괵자 (스트릿 패션 피플, [스플래툰 2] 일본 발매를 통해 입문)

80년대 초 미국의 작은 스케이드 보드 샵인 ‘스투시(*)’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스트릿 패션. 기본적으로 스케이드 보드 룩을 근간에 두고, 당시 기준으로 서브 컬처에 속했던 힙합과 인디 락 계열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 패션 코드는 당시만 해도 돈이 부족한 10 ~ 20대의 전유물로 저항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2019년 현재에는 다양한 하이 브랜드 디자이너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참고로 현재는 발렌시아가, 헬무트 랭, A-COLD-WALL 등 다양한 하이 브랜드에서 스트릿 패션 의류와 신발을 발매하고 있다.

* 스투시 : 참고로 처음 매장을 열었을 때는 ‘스투시’라는 브랜드 명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스플래툰 2]에는 슈프림, 스투시, 나이키, 언더커버, 오프 화이트, 유니클로, Y-3 등 실제 브랜드와 콜라보 하지 않았지만 위 언급한 브랜드들의 옷이나 액세서리를 오마주해 만든 각종 아이템이 약 300종 정도가 게임 내 등장한다. 스트릿 패션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는 항상 웃으며 플레이할 수 있는 룰 외 패션이라는 즐길 요소가 넘쳐흐를 만큼 많은 게임인 것이다.

< 의상, 신발, 액세서리까지 300여종이 넘는 다양한 패션 아이템 >

< 최근 유행하는 하이 브랜드 스트릿 웨어까지 꼼꼼히 구현했다 >

특히 스트릿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더라도, 익숙한 브랜드인 나이키 슈즈들을 보면 [스플래툰 2]의 디테일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조던 시리즈와 에어 맥스 시리즈는 실제 제품과 거의 90% 유사한 실루엣을 보여주고, 실제로 판매하는 조던 시리즈의 인기 색상들을 게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아래 사진에서 하얀 배경 위에 있는 것이 게임 속 운동화, 회색 배경에 위에 있는 것이 실제 나이키의 운동화이다. 참고로 게임 내 조던1, 조던5, 조던13 모델의 완성도가 높으며, 에어맥스의 경우 국내 정식 발매 전에 페스티벌의 주제로 쓰이기도 했다.


< 비슷한 외형과 스타일을 갖춘 나이키 운동화들.
/ 실제 운동화 사진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

한편, 단지 의상과 신발 액세서리가 게임 내에 등장한다고 해서 스트릿 패션이나 스트릿 컬쳐를 구현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스플래툰 2]에는 스트릿 패션이 갖고 있는 문화들도 게임에 담아냈는데, 양지의 문화는 아니지만 품절된 아이템, 타 유저가 입은 아이템 등을 웃 돈을 붙여 파는 리셀러 문화까지 구현되어 있다.

< 개발진의 스트릿 컬쳐 이해도가 엿보이는 리셀러 >

스트릿 패션을 게임 아이템에 접목한 센스, 프리미엄 리셀러 머치(일본명 : 스파이키)가 게임 안에서 하고 있는 역할 등을 보면 개발진이 스트릿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만들었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플레이 자체가 즐겁기도 하지만, [스플래툰 2]는 스트릿 패션을 약 20년 간 살펴 온 작성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즐길 거리가 많은 게임이다.

 

3화 – 설정 장인들이 만든 유니크한 언어와 음악
작성자 : Qrdco (게임 음악 감상실 시즌1 담당자, [스플래툰 2] 일본 발매를 통해 입문)

전 세계의 게임 개발사들은 각각 자신들만의 장점이나 특징, 스타일이 있다. 그 중에 일본 개발사들이 독보적으로 뛰어난 부분이 있는데, 바로 디테일한 설정이나 세계관 등을 만들고 을 바탕으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게임의 세계관이나 설정을 만들면서 ‘고유의 언어’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데,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가 좀 더 특별하면서도 신비로운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고유 언어를 맵이나 아이템, 배경 음악 등 게임 속에 등장하는 여러 컨텐츠들에 녹여내는 경이로운 수준의 작품들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그 끝에 다다른 작품은 많지 않고, 때로는 너무 과해 어색하거나 손발이 오그라들며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플래툰] 시리즈는 제대로 홈런을 쳤다.


< 게임 안과 밖에서 모두 인기인 [스플래툰] 시리즈의
언어와 음악 / 영상 출처 : 미국 닌텐도 유튜브 >

‘오징어 언어’를 통해 종족의 특징을 표현하고 적으로 등장하는 문어 세력에도 고유의 설정과 언어에 대한 힌트들을 남겨두는 등 설정의 깊이가 상당하다. 유니크한 디자인의 문자는 스트릿 패션과 맞물려 더 특별하게 느껴지고, 가상의 메이커들은 각자의 브랜드와 패션에 활용하기도 한다. 또 현실의 아이돌과 비슷한 개념의 그룹, 밴드가 고유 언어로 노래를 부르고, 그들의 음악이 일본 현지의 라이브 무대나 유튜브 등에서 전 세계 유저들에게 퍼져나가고 있다. 마치 물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들리도록 목소리를 튜닝해 쓴 것을 알고 난 후라면 더 자연스럽게 와닿을지도. 게다가 [스플래툰] 관련 아트북에는 개발진의 인터뷰가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들이 인터뷰를 해 현실과 게임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처럼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디테일한 설정들이 게임의 세계관을 더욱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 표지와 내용을 실제 패션 잡지와 비슷한 감각으로 만든
[스플래툰 2] 옥토 익스팬션 아트 북 / 사진 출처 : 일본 아마존 >

컨셉이 명확하면 할수록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도 강해지기 마련이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들었던 음악의 가사가 머릿 속을 맴돌고, 펄(일본명 : 히메)과 마리다(일본명 : 이이다)의 만담, 독특한 제스쳐에 열광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시점을 알지도 못한 채로 [스플래툰 2]에 빠져든 것은 설정 장인들이 만든 세계관과 언어, 음악이 가진 힘일 것이다.

 

편집자 : Qrd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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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KONSOLEReijideroniadbswhdrbs Recent comment auth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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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vart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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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vart

스플래툰2는 정말 한글화만 했으면 엄청났을 것 같아요!!
안한글은 아쉽지만 너무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만멘미!!!

Rav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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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

핵꿀잼

sonnet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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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net

나중에 3가 나온다면…그 때는 꼭 한글화됐음 좋겠네여 ㅠ_ㅠ

동성니가좋아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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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니가좋아

지금이라도 패치로 한글대응한다고 발표하면 좋겠네요 ㅠ

dbswhdrbs
콘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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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whdrbs

컨셉 구웃~! 한글만 있었다면 ~

deronia
콘솔러
deronia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문화를 담아낸 멋진 게임인거 같아요!

eiji
콘솔러
eiji

친구중에 제일 이상한애가 추천해줘서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의외로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FPS 종류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스플래툰은 재미있어요. (어렵고)

돼지고기
콘솔러
돼지고기

스플랜툰은 사랑입니다.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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