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가 대회에서 보면 정말 많이 등장하고, 철권 유저들 사이에서 '손화랑'이라고 불릴 정도로 혼자 게임하다가 뭐 내밀면 카운터를 터뜨리는 퀵훅과 기원권으로 유저들이 욕을 많이 했는데, 이 둘을 확 하향시켰습니다. 퀵훅이라는 기술이 진짜 뻗을 때 부담이란 없어서 저처럼 좋은 기술 막 뿌리는 타입은 퀵훅으로 걸어다닐 정도였습니다. 헛쳐도 전혀 부담도 없고 오다맞아라 뻗다맞아라 가만있기 뭐하니 뿌려본다 들어올 생각마라 굳어있어라 이런 용도로 막 썼는데 기술에 후딜이 늘어나서 저처럼 퀵훅남발형 스티브는 이제 운영을 바꿔야합니다.

여기에 기원권에 붙어있던 호밍성능을 삭제, 횡을 잡지 못하게 되면서 기원권도 정확한 타이밍과 프레임 싸움에서 카운터로 노리는 기술이 아니라면 횡에 피해지므로 남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번에 참 스티브 하향은 파격적인 것이 기원권 콤보가 노멀 콤보 치고는 상당히 난이도 있는 콤보이고, 이를 연습해서 이제 숙련도가 높은 유저들은 자유자재로 쓰게 됐고, 이제 기원권으로 좀 걸어다녀보자 했던 사람들은 기원권이 횡을 못잡게 되면서 콤보 시동기로 쓸 수 있는 상황이 한정되게 됐습니다.

줄리아도 강력한 이지와 벽보내기,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드는 접근용 기술, 오른어퍼+전질보, 전질보는 경천이라는 발차기 확정추가타가 있어서 이것만 잘써도 어느정도 게임이 풀어나가진다고 할 정도였는데, 이제 전질보 히트 된 이후에 빠른 뒷구르기가 가능해지면서 확정타가 없어졌습니다.

여기에 안전한 중단 노딜레이 카운터시 시동기가 될 수 있는 9LP도 가드시 -12가 되면서 딜레이캐치가 생겼습니다. 횡이동 RK도 카운터가 나면 추가타가 들어갔는데 이제 정강이 잡고 깡총 깡총 뛴 이후에 바로 자세회복이라 따로 추가타가 없어졌습니다.

지난 패치 때 벽몰이 하향, 돌쌍장 하향 이런 것들로 슬슬 하향을 먹었어도 여전히 강력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괴롭힐 수 있었다면 이제는 주력기라 할 수 있는, 조금 답답할 떄 풀어나가기 좋은 기술들이 다 하향을 먹어서 특정 기술 의존 흔히 말하는 날먹형 유저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지네요.

결국 이제 좋은 기술 남발해서 한 방 걸려라 보다는 그 기술을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써서 카운터를 낼 것인가 이렇게 더 고급화 된 운영을 추구하는 캐릭터들도 스티브도, 줄리아도 바뀐 듯 합니다. 저는 줄리아가 두 번째 캐릭터였기 때문에 한 번씩 대회에 나가면 늘 광탈은 하지만, 처음에 주캐로 힘들면 극한의 이지선다로 의외성을 마련해보고자 줄리아를 선택하기도 했었는데 운영을 더 가다듬지 않으면 쓰기 어려울 것 같네요.

철권 패치가 이런 적이 잘 없었던 것 같은데 흡사 오버워치 패치를 보는 듯 합니다. 뭔가 밸런스 패치를 할 때 마다 관짝행 캐릭터가 나왔던 그 느낌을 받는데 철권은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스티브랑 줄리아를 노골적으로 하향할 필요는 있었나 싶습니다.

이제 줄리아로 이기기 힘들어진 마당에 내일 나오는 리디아 연구해서 쓸 만하고 저랑 잘 맞다면 리디아 어떻게든 서브캐릭터로 한 번 키워나가봐야겠습니다. 줄리아는 언제해도 금방 계급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어서 시즌4에 철권 좀 멀어지기도 했지만, 많이 안올렸는데 후회되네요. 좋은 시절이 끝났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