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송년의 밤은 퍼블리셔, 유통사, 게임 매장 등 2017년 한해동안 한국 콘솔 업계에서 일한 분들의 한 해 소감과 게임을 구매해 준 유저분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를 직접 들어보는 기획 코너입니다. 12월 21일(목)을 시작으로 다음 주까지 평일 기준으로 하루에 하나씩, 매일 아침 10시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콘솔 송년의 밤 기사와 함께 콘솔러의 회원분들의 행복한 연말을 바라며 시작합니다. 그 첫 회사는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입니다.

※ 이하의 내용에서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마케팅 담당자를 H2로 표현했으며,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H2인터렉티브의 2017년 국내 콘솔 시장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H2 : 올 해는 만족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저희 회사가 올해 국내에 출시한 게임이 약 90여종에 달하는데, 거의 모든 게임에 한국어를 지원하여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NBA 2K18]은 오래 전부터 많은 팬들이 한글화를 염원했는데, 이번에 시리즈 최초로 모든 플랫폼에 한국어판 발매를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그 밖에, [오메가 라비린스 Z] 같은 게임은 이제까지 저희 회사가 발매했던 게임들과는 장르나 분위기가 달랐기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감흥이 남다릅니다.

< 시리즈 최초의 한글화로 좋은 성과를 거둔 [NBA2K18]
한우리 콘솔 게임 판매 순위에서도 한동안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

< 로그라이크 RPG의 장르적 특징과 가슴을 소재로 한
고유 시스템들이 잘 융합된 [오메가 라비린스 Z] >

H2 : 다운로드 스토어에서의 구매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것도 달라진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다운로드 스토어를 이용하는 구매층이 많지 않아 구매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았고, 주 고객층인 매니아 유저분들이 타이틀을 소장하기 위해 패키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성향이 많이 바뀌어서 다운로드 스토어에서의 게임을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저희 역시 다양한 타이틀을 꾸준히 현지화하여 국내외의 다운로드 스토어에 선보이고 있는데, 많은 유저분들이 좀 더 일찍 게임을 플레이하기 원하며, 디스크로 게임을 설치하고 플레이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는 부분도 구매 비중이 변화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 메이저 타이틀 외에도 [던전스 3], [보일링 볼트], [핸드 오브 페이트 2] 등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는 게임들을 출시했던 H2인터렉티브 >

H2 : 국내 콘솔 시장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점점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콘솔게임은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하고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매니아분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만, 시장이 성장하고 유저분들의 인식도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화 되는 타이틀이 점점 늘어나며 신규 유저분들의 진입 장벽도 점차 낮아지고 있고, 닌텐도 스위치 같은 더욱 대중적인 콘솔이 정식 발매되며 순식간에 매진되는 것도 시장이 커져가는 것에 대한 반증이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올해를 넘어 곧 다가올 내년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2017년에 출시한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게임들 중 성과가 좋았던 타이틀은 무엇인가요?

H2 : 성과가 가장 좋았던 타이틀은 역시 [NBA 2K18]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이제까지는 한국어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타이틀입니다. 하지만 많은 팬 유저분들이 계속해서 현지화 요청을 해 주셨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셨기에 저희가 [NBA 2K18]을 한국어로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출시된 NBA 2K18 닌텐도 스위치 버전에도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작품은 PS4와 PS VITA로 출시하였던 [오메가 라비린스 Z]입니다. 저희 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미소녀 게임이어서 심의나 마케팅 부분에서 우려도 높았고 게임을 준비하는데 많은 착오가 있었습니다만,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국내외 심의를 통과하는 것이었고, 실제로 일반 게임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을 소모하여 무사히 심의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결과가 나쁘지 않았고, 내년에는 또 다른 미소녀 게임인 [불렛걸즈 판타지아]를 PS4와 PS VITA로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중이니 이 작품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콘솔 업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H2 : 역시 닌텐도 스위치의 런칭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Wii와 3DS 이후로 후속 기종을 내놓지 않으며, 한 때는 국내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던 닌텐도가 단번에 이만한 기세로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는 것은 역시 닌텐도라는 느낌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일변도였던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 새로운 파이가 생기면서, 신규 유저분들의 유입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따라오기를 기대합니다.

< 2017년 연말, 대중에게 확실히 어필하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 >

그리고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 개발 일변도의 국내 개발자분들이 PC 및 콘솔 게임 개발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아직까지 국내 게임 업계는 콘솔 플랫폼으로의 개발 경험이나 레퍼런스가 많지 않고 개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팀 및 콘솔 플랫폼으로도 국내에서 개발 된 게임들이 속속 출시되며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 개발 게임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저희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몇 년 전부터 국내 PC 및 콘솔 게임 산업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디 개발자를 지원 하고 국내 개발 게임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 레트로 레이싱 게임인 ‘슈퍼 픽셀 레이서즈’의 출시를 시작으로, 액션 RPG ‘벨라티아’와 SRPG ‘드래곤 로어’ 등 여러 국내 개발 게임들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현 세대 콘솔에 걸맞는 퀄리티 높은 게임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택틱스 방식의 SRPG로 개발 중인 [드래곤 로어]의 스크린샷.
플랫폼은 스팀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올해 출시된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게임 중 가장 많이 플레이한 콘솔 게임은 무엇인가요?

H2 : PS4와 PC로 출시하였던 [다운타운 난투행진곡] 입니다. 4월에 PS4로 출시하고 바로 스팀 출시를 위해 PC판 제작과 로컬라이징에 들어갔기 때문에, 무척 많이 플레이 할 수 밖에 없었던 타이틀입니다.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것은 물론 4인 동시 플레이,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사내의 다른 사람들도 강제로 많이 플레이 해야만 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쿠니오 군 열혈] 시리즈의 오리지널 최신작이라 그런지 국내 외 각종 미디어의 관심도 높았고, 유저분들의 평가도 좋았기 때문에 많은 플레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쿠니오 군이 등장하는 [열혈]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출시 될 예정이므로, 많은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패미컴 시절의 추억을 PS4에서 재현한 [다운타운 난투행진곡] >

올해 출시된 다른 회사의 콘솔 타이틀 중 인상적이었던 게임은 무엇인가요?

H2 :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에서 국내 한글화 출시한 [원더보이 드래곤즈 트랩]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저희가 유통을 담당한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사실 원더보이 자체는 무척 오래 된 게임이고, 몇 년 전 새롭게 이식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요즘 유행하는 고전 게임의 최신 콘솔 이식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이식한 회사의 전작들을 봐도 큰 기대는 되지 않았습니다만 실제 게임을 접해보니 생각했던 것 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 휴대용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된 스위치용 [원더보이 드래곤즈 트랩] >

새로 그린 그래픽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게임 중 실시간으로 예전 원작 화면으로 전환 가능한 점이 멋졌습니다. 음악도 좋고, 이식한 사람들이 원작을 제대로 이해하고 작업을 했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고전 게임 리메이크의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리메이크가 점점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게임들을 구매하고, 즐겨 준 유저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H2 : 올 한해 저희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게임들을 플레이 해 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폐사는 국내 유저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다양하고 많은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으며, 물론 한국어 로컬라이징도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을 비롯하여, 국내 제작 팀의 게임, 그 동안 폐사의 라인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올 해부터는 더욱 야심차게 준비 할 예정이므로 보다 많은 기대를 가져 주셔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